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민간 금융지주회사를 비롯한 금융회사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사의 지배구조와 회장 연임에 문제가 많다고 계속 지적하자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민간 금융사 경영진은 금융당국의 지침대로 운영해 왔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금융 현실이 아프리카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은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당국 vs 금융사 '지배구조' 정면충돌
윤 의장은 “금융당국이 은행뿐 아니라 금융지주회사도 과도한 규제로 손발을 옭아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7일 “하나금융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곳이 아니며 (금융당국의 간섭이) 지나치면 과거 관치금융이 되살아날 우려가 크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한 금융사 사외이사도 “금융위가 지난해 8월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을 제정해 이에 맞춰 운영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위법 행위가 있는지만 봐야지 경영 승계까지 언급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KB금융의 한 사외이사도 “금융지주 회장이 ‘회전문 인사’이며, ‘셀프 연임’한다는 지적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6일 “금융지주가 주인이 없으니 회장이 셀프 연임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최흥식 금감원장도 13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가 연임하는 과정에 잡음이 많다”고 말했다.

안상미/이현일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