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SK그룹의 금호타이어 인수 제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본지 12월15일자 A1, 23면 참조

15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한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한 뒤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에 7000억원 상당의 신규자금을 투입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는 금호타이어 정상화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중국 공장도 함께 인수한다는 내용과 대출 상환을 유예해 신규 자금을 투자에 쓰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SK그룹이 공식 제안한 바는 없으나 자문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의견을 전달했다”며 “SK 측의 제안이 유의미하다고 판단하지 않아 이를 정식으로 논의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산은이 SK의 인수 제안 등 관련 정보를 일절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국내 굴지의 대기업 SK가 인수 의사를 밝힌 만큼 채권단에서 정식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번 주말께 나오는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주 채권단 회의에서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일단 한 발 빼는 모양새다. 그룹 지주회사인 SK(주)는 이날 금호타이어 인수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는 그동안 바이오, 반도체 소재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방점이 찍혔던 투자와 방향성이 다르다”며 “시장과의 교감이 없는 인수합병(M&A)은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K 주가는 전일 대비 1.05% 떨어진 28만4000원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SK 인수 제안 소식에 상한가인 5220원까지 올랐다가 전일 대비 10.82% 오른 4455원에 장을 마쳤다.

고재연/정지은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