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쿠쿠·휴롬… 동남아 '생활가전 한류' 이끈다
할랄인증 등 현지화 더해
한국식 렌털 시스템 주효
태국·베트남 등 공략 나서
후발 주자들도 '선전'
쿠쿠, 밥솥 등 렌털품목 확대
휴롬, 착즙주스 열풍 불러
◆말레이 국민기업 코웨이
동남아는 소비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큰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데다 인구 급증으로 젊은 소비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 미용에 대한 관심도 높다. 급격한 산업화로 수질오염이 심해지면서 생활가전 제품의 수요가 느는 것도 청신호다. 올해 초 사드 여파로 중국 실적이 부진하자 업계는 동남아에 주목하고 있다.
코웨이는 동남아, 특히 말레이시아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2006년 쿠알라룸푸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뒤 정수기 시장 1위를 차지하기까지 9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지난 3분기 매출은 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6% 증가했다. 계정 수는 60만 개를 넘어섰다.
할부 등 렌털 시스템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게 주효했다. 두 달에 한 번씩 가정을 방문하는 세심한 코디 서비스에 현지인들은 열광했다. 국민의 70%가 무슬림이라는 점을 고려해 2010년 정수기 할랄 인증을 받는 등 현지화 전략도 병행했다. 코디, 헬스플래너 등 현지에서 고용한 인력만 8200명이 넘는다. 고용 창출을 인정받아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장관상도 받았다. ‘짝퉁’ 현지 업체들이 우후죽순 등장해 코웨이를 베낄 정도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를 발판으로 인근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다른 국가의 공략을 시작했다. 동남아시아에서 10년 내 계정 300만 개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 대표는 “이 기세를 몰아 동남아에서 ‘일하고 싶은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쿠쿠 휴롬도 선전
말레이시아에 뒤늦게 뛰어든 쿠쿠전자는 코웨이의 뒤를 쫓고 있다. 2015년 진출해 2년 만에 계정 22만 개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후발주자인 쿠쿠는 인력 관리에 신경 썼다. 판매 인력과 사후관리 담당을 분리한 뒤 전문적으로 운영해 현지인의 만족도를 높였다. 구본학 대표는 “말레이시아를 기지로 삼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으로 렌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제품군도 밥솥 등 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휴롬은 동남아에서 건강 주스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주스카페인 ‘휴롬주스’를 베트남에 7곳, 태국에 2곳, 말레이시아에 2곳 열었다. 이달 베트남 다낭에 매장 2곳을 더 연다. 매장에선 주스만 갈아주는 게 아니라 원액기도 판매한다. 베트남 호찌민 햄니 매장은 6층짜리 단독 건물로 원액기가 매달 100개 이상 팔린다. 고급 착즙주스를 맛 본 현지인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김재원 대표는 “현지 재료를 활용해 건강하고 트렌디한 메뉴를 선보인 게 먹혔다”며 “건강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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