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중국 장쑤성 난퉁시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해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이구영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무,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김 회장,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 김상훈 한화큐셀 공장장(전무). 한화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중국 장쑤성 난퉁시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해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이구영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무,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김 회장,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 김상훈 한화큐셀 공장장(전무). 한화 제공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1위 태양광 사업을 더욱 굳건히 해나갑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중국 장쑤성 난퉁시의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김 회장이 해외 사업장을 찾은 것은 2014년 12월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현장 이후 3년 만이다. 김 회장은 또 이번 방중길에 문재인 대통령 동행 경제인단에도 함께하기로 해 대외 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격려’

김 회장이 이날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룹 전체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건강 악화 등으로 좀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개인적인 이유로 임직원에 대한 격려를 미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룹 총수로서 정부 행사도 적극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 중국행을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재계 8위(자산 기준)인 한화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1조314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3조2060억원으로 뛰었다. 당기순이익 규모로는 재계 5위였다. 올해도 한화케미칼, (주)한화 등의 괄목할 만한 실적에 힘입어 1952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태양광 셀·모듈 제품과 공장 운영 현황 등을 보고받은 뒤 “지금까지의 성공을 발판으로 제품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명나라 시대 격언집인 《증광현문》에 나오는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을 인용해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는 중국 명언이 있듯이 장강에 자리잡은 이곳 치둥 공장이 미래 태양광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큰 물결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치둥 공장은 한화그룹이 태양광 사업을 시작하던 2010년 8월 인수한 회사로 한화그룹이 현재 세계 1위 태양광 회사로 발돋움하는 데 디딤돌이 된 사업장이다. 인수 당시 셀 500㎹와 모듈 800㎹였던 생산 규모는 현재 2.5GW까지 확대됐다. 모듈 불량률은 인수 당시보다 60% 가까이 줄면서 현지 공장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 한화그룹이 독일 큐셀을 인수한 뒤부터는 선진 기술 교류를 통해 품질·원가 경쟁력 향상을 이뤄내고 있다.

◆중국 사업 확대 ‘박차’

3년 만에 해외 사업장 찾은 김승연 회장 "태양광이 한화의 미래… '장강의 큰 물결' 돼달라"
김 회장은 12일엔 자동차 소재 업체인 한화첨단소재 베이징 공장을 방문했다. 한화첨단소재는 베이징과 상하이, 충칭 등 중국 3곳에 공장을 두고, 차량용 범퍼빔과 범퍼 보강재인 스티프너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업체의 현지 공장은 물론 중국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 자동차 경량화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큐셀과 한화첨단소재 외에도 한화케미칼과 한화토탈, 한화테크윈 등이 중국에서 생산·판매 법인을 가동하면서 현지 사업을 공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이번 방중에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비롯해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창범 한화케미칼 부회장,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 등 그룹 핵심 경영진이 동행한 것도 중국 사업의 현주소를 함께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한화케미칼은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서 연산 32만t 규모의 폴리염화비닐(PVC) 공장을 가동 중이다. 한화토탈은 중국 상하이(판매)와 둥관(폴리프로필렌 생산)에 사업장이 있다. 한화테크윈은 톈진에 폐쇄회로TV(CCTV) 제조 공장을 운영 중이다.

김 회장은 또 문 대통령의 방중에 동행해 한·중비즈니스포럼에도 참석한다. 대통령 동행 경제인단 참여는 2009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의 중국 현지 생산액이 2조원에 이르고 수출입 등 총 거래금액은 6조원에 달할 정도로 중국 비중이 높아졌다”며 “경제인단의 일원으로서 중국 기업인들과의 소통 채널을 적극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