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생명이 보험업계에선 처음으로 통합 스마트오피스 실험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서 설계사 1700여 명이 근무하는 46개 지점 사무실을 폐쇄하고 광화문과 삼성동 두 개의 건물에 업무공간을 통합했다. 이곳은 설계사들의 지정석이 없는 열린 공간으로, 업무환경도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의 사무공간과 최대한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설계사들의 업무 효율을 높여 소비자 보호뿐 아니라 회사 실적과 재무건전성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의 '통합 스마트오피스' 실험
◆10월 스마트오피스 도입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 10월12일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와 10월23일 광화문 디타워에 각각 스마트오피스를 마련했다. 강북의 5개 지점은 디타워로, 강남 41개 지점은 아이파크타워로 이전했다. 스마트오피스의 특징은 세 가지다. 우선 지정 좌석이 없다. 설계사들은 출근 순서에 따라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된다. 트레이닝센터도 마련했다. 그동안 설계사 교육은 각 지점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휴게 공간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각자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양의 소파를 갖췄다. 휴게 공간에는 조용히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부스도 마련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스마트오피스 마련을 위해 10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이처럼 공간 혁신을 시도한 것은 능률을 높이고 설계사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보험 계약을 위한 종이 서류를 태블릿PC로 대체하고 있다. 신규 계약의 75%가 태블릿PC를 통해 체결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설계사들의 짐이 그만큼 줄어 이동하기 수월해졌기 때문에 지역 사무실을 둘 이유가 없어졌다”며 “오히려 설계사들이 다같이 일하면서 경쟁을 통해 능률을 올리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설계사들의 이동시간을 확보한 만큼 교육시간이 늘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스마트오피스에 마련한 교육 장소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설계사 재직 기간에 따른 단계별 교육과정을 세분화하고 있다.

◆불완전판매 거의 없어

메트라이프생명은 설계사 경쟁력이 보험사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갈수록 중요해지는 변액보험에 대한 설계사의 이해 수준이 영업을 결정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이 변액보험을 중시하는 것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때문이다. 이 기준이 시행되면 저축성보험의 부채 책정 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금리 변동에 따라 부채 규모가 달라진다. 변액보험은 금리 변동에 따라 보험사가 져야 하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은 상품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변액보험 비중이 90%를 웃돈다. 회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비중이 높다 보니 또 다른 재무건전성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도 업계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불완전판매 비율을 낮추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상반기 메트라이프생명의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은 0.03%로 업계 평균 0.21%를 크게 밑돌았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 불완전판매 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설계사들의 상품 이해도가 높다는 뜻”이라며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신규 계약 유치보다 기존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보험사 수익성에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