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사인 대선조선 매각에 나선 수출입은행이 국내 해운회사를 상대로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아나선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수은은 이달 초 국내 해운사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내년 출범을 앞둔 한국해운연합(KSP)을 위해 뜻을 모은 근해선사들이다.

KSP에 참여한 장금상선, 고려해운, 흥아해운 등은 대선조선에 선박을 발주하고 있는 회사다. 수은은 이들 가운데 일부가 SI로 참여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해운업계도 비교적 긍정적이다. 한 해운사 대표는 “큰 금액이 아니라면 안정적인 선박 발주를 위해 동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수은이 발벗고 나선 것은 당초 예상과 달리 적당한 인수자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대선조선은 이달 새 주인을 찾아나섰다. 수은 측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였고 국내 조선사 간 경쟁이 덜한 중소형 선박에 특화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독자생존이 가능하다고 봤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 17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하지만 인수 능력이 부족한 두 곳만 관심을 나타냈을 뿐 적합한 후보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높은 인수금액과 업황 부진 등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업계에선 예상 매각가를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장부지 등 유형자산 가치 2800억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수치다.

수은 측은 일부 뜻을 모은 해운사가 별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인수자로 나서길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금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금액에 부담을 느끼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만 매각하고 나머지는 수은이 보유하는 형태도 고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컨소시엄 구성, 경영권 확보를 위한 일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