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In & Out

과장 달수 있는 기회
업무 소홀 등 폐해에 2018년 끝으로 폐지키로
끝나가는 승진고시… 농협은행 직원들 열공

찬바람 부는 연말이지만 농협은행에선 ‘승진 고시(考試)’ 열기가 뜨겁다. 승진 시험은 내년에 한 차례 더 치러지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내년은 기약할 수 없다는 분위기로 올해 젊은 직원들 대부분이 시험에 응한다.

농협은행은 시험에 합격하면 곧바로 과장이 되는 ‘임용 고시’와 과장 승진 자격 시험인 ‘자격 고시’를 오는 12월17일 치른다. 내년까지만 시험을 유지하고 2019년부터는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인사평가로 승진 인사를 한다.

입사 후 5년만 근무(군필 남성 직원은 3년)하면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면 20대에도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 앞으로는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8년 안팎의 근속 기간을 채워야 한다.

임용 고시에는 1000명이 안팎이 응시하지만 합격자는 100명에도 못 미친다. 자격 고시도 전 과목 합격률이 30% 안팎에 불과하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우수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일부 지점이나 부서에선 시험을 보는 직원은 야근에서 빼주는 등 배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승진시험 전통은 1960년대부터 이어져 왔고, 농협은행의 역대 행장과 주요 간부들은 대부분 이 시험 합격자 출신이다.

농협은행 노·사가 최근 승진시험 폐지에 합의한 것은 시험으로 승진을 결정하는 것은 낡은 방식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경쟁이 심해지면서 시험 준비로 업무에 지장을 받는 등 폐해 때문에 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온 지 십여 년 만이다.

농협 안팎에선 새 인사제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낡은 제도라는 비판에도 시험제도가 유지된 것은 인사 공정성 문제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보수적인 농협 문화에 비춰 보면 능력이나 실적과 상관없이 연공서열에 따라 순번대로 승진하게 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시험 폐지 이후 인사청탁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인사제도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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