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증빙 안되면 대출 줄어
은행도 복잡한 기준에 혼란
내년부터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이 시행되고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도입되면 소득이 적은 은퇴자는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장만한 뒤 월세 등을 통해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50대 베이비부머들은 지난 26일 정부가 내놓은 정책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대출 줄어드는 베이비부머 세대 '신DTI 불만'

정부가 당장 내년 1월부터 도입하려는 신DTI에서는 소득 증빙이 까다로워진다. 소득 요건이 엄격해지면서 소득이 적거나 제대로 증빙하지 못하면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2년치의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소득금액증명원 등의 서류가 있다면 소득을 100% 인정해 준다. 하지만 서류에 기재된 소득의 기간이 1년 미만일 때에는 1년 소득으로 환산한 뒤 10%를 차감하고 계산한다. 또 증빙 서류가 없어 국민연금 납부내역 등으로 대체하면 95%만 반영한다. 이자, 배당금, 카드사용액 등을 통해 소득을 신고할 땐 90%만 인정해준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신혼부부 등은 대출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젊은 층보다 나이 든 은퇴자 등이 대출 규제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미래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고령자, 자영업자는 내년부터 대출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50대 직장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퇴직금 등으로 집을 한 채 더 장만해 월세를 줘 노후를 대비하려 했는데 물 건너간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은행들도 정부가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며 속앓이를 한다. 한 은행 임원은 “개인사업자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내년 1월까지 마련해야 하고 2월까진 전산개발과 직원교육을 마쳐야 한다”며 “기초자료도 없는데 정부가 정한 시한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번 방안에서는 자영업자 소득, 장래소득 인정 구간 등을 은행 자율기준에 맡기기로 해 은행마다 기초자료를 토대로 리스크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DSR 적용 기준에 대한 논란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자는 “국민, 우리 등 일부 은행이 먼저 DSR을 운영해보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이 있었다”며 “은행마다 제각각이면 소비자가 은행을 불신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안상미/윤희은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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