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박창종 전 생보협회 부회장,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
사진=(왼쪽부터) 박창종 전 생보협회 부회장,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
차기 협회장 선출에 나선 생명보험협회가 후보 인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6일 손해보험협회가 김용덕 전 금감원장을 새 회장으로 선임하자 계산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급'을 맞추기 위해 장관급 인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올드 보이'의 무더기 귀환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이하 생보협회)는 내달 8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수창 회장의 후임을 뽑기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

지난 24일 1차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민간·관료 중 어디든 적임자를 찾겠다'는 가이드라인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인물이 떠오르진 않고 있다.

당초 거론됐던 양천식 전 수출입은행장과 진영욱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은 현재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이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이 금감원장 출신이니만큼 규모가 더 큰 생보협회에도 그에 걸맞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행시 15기다. 양천식 전 행장과 진영욱 전 사장은 모두 행시 16기 출신이다.

이들 대신 하마평에 오르는 박창종 전 생보협회 부회장이나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 역시 장단점이 있다. 유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고위 관료 출신이라는 점수를 얻었고 박 전 부회장은 생보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유 전 부원장보는 김용덕 회장과 함께 손보협회장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두 후보도 김용덕 회장에 비하면 무게감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민간 출신의 '깜짝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장 출신을 회장으로 뽑은 손보협회에 이어 은행연합회에서도 관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생보협회마저 관 출신 인사를 지명한다면 3년여만에 다시 '관피아·관치' 논란이 퍼질 수 있어서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 국감에서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가운데 거론되는 이들은 20년 전에 장관을 하신 분이 있다"며 "이런분이 협회장에 오르면 현직에 계신 분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최근 국감에 참석해 "올드보이들이 협회장을 독식하는 분위기가 있다면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고 언급하며 날 선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현 이수창 회장 이후 또 한 번 민간 출신 회장의 등장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기대가 업계 내부에서 나온다.

생보협회 회추위는 오는 30일 2차 회의를 열고 회장 후보자를 압축한다. 이수창 회장의 임기는 다음달 8일까지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