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후 20년간 한국 경제가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양극화 심화와 고용 여건 악화, 투자 활력 감소 등으로 구조는 취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외환위기 20년, 한국 경제의 공과 과’ 보고서를 통해 “성장 동력 확보와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1997년 외환위기는 당시 한국 경제가 안고 있던 고(高)비용·저(低)효율, 기업의 무리한 외형 확장 등이 맞물려 발생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실물과 금융 규모는 확대됐고 거시경제와 금융산업의 건전성도 개선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20년간 이룬 양적 성장이 최근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고 1인당 국민소득은 11년째 2만달러대에 묶여 있다. 여기에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이자 상환 부담은 가중되고 소득 양극화 문제까지 심화됐다는 진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산업구조를 창조형으로 전환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해 기업의 창조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거비와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해 소비가 살아날 틈을 주고 실업 안전망 확대, 비정규직 차별 해소, 사회적 약자 고용 확대 등으로 내수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