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학생·그루밍족… 편의점이 화장품 천국
2년 전만 해도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사람들은 주로 여행객이었다. 미처 못 챙겨 온 로션이나 비누 등을 며칠 쓸 요량으로 구입했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쇼핑’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 일이다.

CU 관계자는 “주로 10~20대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입한다”며 “오피스 상권,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상권에서 많이 판매된다”고 말했다.

편의점 3사의 화장품 판매 전략은 각기 다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10~20대 여학생을 공략하고 있다. 로드숍 브랜드와 협업해 아기자기한 디자인 상품을 출시했다. 이달 초 아모레퍼시픽 에뛰드하우스와 손잡고 ‘CU 에뛰드 미니 케어 시리즈’를 내놨다. 에뛰드하우스에서 가장 잘 팔리는 화장품 11가지를 소용량으로 제작한 상품이다. 지난달에는 엔프라니의 로드숍 브랜드 홀리카홀리카와 협업해 내놓은 ‘구데타마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달 CU 화장품 매출은 전달 대비 64.9% 뛰었다.

GS25는 LG생활건강의 자연주의 브랜드인 비욘드와 손잡고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개발했다. ‘베스트 스킨케어 4종 키트’ ‘옴므 스킨케어 3종 키트’ 등 제품을 소용량으로 구성한 세트상품 5종과 ‘허브 가득한 마스크 피오니’ 등 마스크팩 3종을 지난 4월 출시했다. 올 들어 10월까지 GS25의 화장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가량 늘었다.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편의점도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초 로레알과 함께 남성용 기초 화장품 ‘로레알 파리 맨’ 시리즈(사진)를 출시했다. 자기 외모를 가꾸는 데 관심 있는 ‘그루밍족’을 겨냥했다. 올해 1~10월 세븐일레븐의 남성 화장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6%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은 접근성이 좋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게 강점”이라며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면 소비자들이 오며 가며 구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