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네이버 FARM] '값싼' 유기농작물 재배법 캐나다 농장에서 찾다!
선진국 농업 견학을 위해 지난 9월 방문한 캐나다 JM농장은 소규모 유기농업이지만 농사 비용을 크게 낮춰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특히 한국 유기농업이 고비용 구조라는 점에서 벤치마킹 모델의 하나로 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JM농장은 농약이나 화학비료 트랙터 등 대형 농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 농업 생산성과 수익성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영농방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소 양 등 가축들이 먼저 초지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뜯어먹는다. 이어 닭 오리 등 가금류가 그곳에서 풀과 벌레 등 먹이를 먹고 배설물을 남겨 땅을 비옥하게 한다. 그 땅을 작은 농기구로 일궈 작물을 재배한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순환농업으로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 농장의 지렁이농법도 그렇다. 야채 수확을 끝낸 땅은 농기계로 갈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지렁이를 번식시켜 다시 땅심을 회복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야채를 반복적으로 심어 거둔다. 농장 관계자는 “수확을 마친 땅 위에 검정 매트를 2주에서 3주 정도 덮어두면 그 밑에 자연스럽게 지렁이가 번식한다”며 “지렁이의 분변토는 땅을 기름지게 한다”고 말했다.

생태계의 균형도 최대한 유지한다. 예컨대 작물을 키우게 되면 아무래도 벌레가 많이 생긴다. 벌레가 많아지면 그 벌레를 잡아먹기 위해 새들이 날아들기 마련이다. 이런 먹이사슬 관계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방법이다. JM농장은 10개의 섹션으로 나눠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연작피해를 막기 위해 해마다 재배 섹션을 달리하는 돌려짓기를 한다.

친환경 유기농업이기 때문에 각종 농약은 금하지만, 그렇다고 천연 약제 등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병충해 관리는 방충망을 치는 정도만 하는 등 인위적 개입은 가급적 금한다. 파프리카나 토마토처럼 비에 약한 작물은 비닐하우스에서 키운다.

이렇게 키운 유기농산물의 가격은 당연히 비싸지 않을까. 답변은 의외였다.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키운 다른 일반 농산물과 같은 가격을 받습니다.” 대부분의 농산물을 직거래로 팔기 때문에 유통 마진이 거의 없어 생산자와 소비자 간 ‘윈윈’ 관계가 형성된다고 했다. 이런 가격 경쟁력은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생산비용이 낮으니 기계화된 일반 대농보다도 매출 대비 소득 비율이 오히려 높다는 설명이다. 농장 관계자는 “소규모 유기농가의 저비용·고소득 농업은 땅값 상승으로 인해 어떻게 하면 작은 땅에서 작물들을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그 재배방법을 연구하면서 발전했다”고 말했다.

박인호 < 전원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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