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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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와 함께 상승 랠리를 탔던 은행주(株)가 주춤하다.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데다 채용비리, 정부의 고배당 자제 요구,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가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은행업종지수는 전날 315.9로 장을 마쳤다. 은행업종지수는 지난 9월 이후 330선을 중심으로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 낙폭을 확대, 310선으로 주저앉았다.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채용비리, 최고경영자(CEO) 재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6년만에 최대 실적을 내놓으며 투자심리가 회복되나 싶었지만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발언과 규제 강화 우려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은행권의 순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2011년 13조원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실적 잔치에 들뜬 은행권에 경고를 보냈다. 고배당을 자제하고 내년 강화된 자본규제(바젤Ⅲ) 도입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일종의 '경영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는 금융당국의 요구에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싸늘해졌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강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함께 대출 제한 및 저신용자 지원책이 나오고 연체이자율 인하, 카드대출 규제 강화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주에 대한 투자 매력은 유효할 것으로 봤다. 금리인상기를 맞이한 가운데 내년에도 호실적이 예상돼 주가는 우상향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선된 실적보다 주가 상승폭이 적었다"며 "아직 주가가 상승할 조건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상승했으나,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도 상향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정태 연구원은 금리인상기에 진입한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꾸준하게 오른다면 비용 상승을 충분히 넘어선 이자이익 증가가 나타난다"며 "호실적을 바탕으로 한 배당 기대감은 지속적으로 은행주를 받쳐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배당 및 규제 우려와 CEO리스크는 주가 상승의 대세를 바꿀 변수가 아니다"며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낮은 상황이므로 관련 잡음이 잦아지면 은행주는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