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변호사의 금융·보험 바르게 알기] (7) 인터넷 전문은행의 은산분리 완화 요청

지난 1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한국금융ICT융합학회와 심재철 국회부의장실이 공동주최한 ‘은산분리 완화없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안 된다’ 세미나가 열렸다.

이 세미나에서 케이뱅크 신희상 미래전략팀장은 “초기 성공의 지속을 위해 추후 1,500억 원 이상의 추가 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며, 다수의 서민, 자영업자, 청년 등에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발굴하고 출시해 갈 것”이라면서 “새로운 ICT 유전자가 금융 시장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완화 등 제도적 지원을 부탁한다”고 강조하였고, 카카오뱅크 이수영 전략파트장 또한 “접근방식과 사고체계가 전혀 다른 금융과 ICT의 시너지를 발휘해서 카카오뱅크가 나올 수 있었다. 은행법 개정이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을 통해 은행의 혁신 속도가 멈추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완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고, 필자 또한 전적으로 같은 생각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해 비대면 실명확인을 허용했음에도 아무런 문제없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은 금융회사로 하여금 금융거래를 하기 전 거래자의 주민등록증을 통해 실지명의를 확인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이 규정과 관련하여 금융위원회는 반드시 대면방식의 실명확인이어야 한다고 유권해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 등 사무실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대면방식의 실명확인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되기 전인 2015. 12. 금융위원회는 위와 같은 유권해석을 변경하여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개설을 허용하였다. 이와 같은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해 고객들은 간편하게 은행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었고, 아직까지는 별다른 사고 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온라인을 통해서도 아무런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으며 이것이 제4차 산업혁명으로 칭해지는 산업의 변화 패러다임이다.

○은산분리 완화 문제도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현행 「은행법」은 비금융회사의 자본총액이 전체 자본의 25%이상이거나 비금융회사의 자산합계가 2조원 이상에 해당하는 비금융주력자는 은행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은산분리 규제로 인하여 카카오뱅크의 경우 KB국민은행과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기존 금융회사를 포함하여 총 9개의 회사가, 케이뱅크의 경우에도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을 포함한 21개의 회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설립에 참여하였다. 카카오뱅크의 최초 자본금은 3,000억 원, 케이뱅크의 최초 자본금은 2,500억 원으로 이는 전국 단위의 은행으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이에 이들 회사는 최근 증자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나마 금융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경우에는 증자가 순조로운 편이나, 대주주 없이 21개 회사가 주식을 조금씩 나눠 가지고 있는 케이뱅크는 증자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앞선 은행법 상의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무조건 금지하기 보다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은산분리 유지를 주장하는 근거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는 경우 은행을 사금고화할 우려가 있고, 기업부실이 은행으로 전이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은산분리 제도는 1961년경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로 인한 부작용이 나타나자 기업가 소유의 은행주식을 모두 환수하여 은행을 국유화한 「부정축재처리법」 및 은행 대주주의 의결권 한도를 10%로 제한한 「금융기관에대한임시조치법」에 기원한다. 이와 같은 은산분리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60년대와 현재의 우리나라는 전혀 다르다. KT그룹만 하더라도 2016년 기준 자본금이 1조 5,000억 원에 이르고, 매출액은 17조 원 가량이며 한해 영업이익만 1조 4,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자본금 2,500억 원에 불과한 인터넷은행을 사금고로 쓰기에는 기업의 규모가 너무나 커졌다. 그리고 과거에는 은행 대출이 기업자금 조달의 유일한 창구였다면, 최근에는 주식, 회사채, CP 발행 등 기업의 신용자체만으로도 투자 또는 대출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은행 · 보험사 · 증권사 · 캐피탈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유동화증권 발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열려 있다. 게다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하여 50억 원 이상의 이득을 취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중에 유동자금이 널려 있는데 자신이 지배하는 소규모 은행으로부터 부당한 대출을 받음으로써 위와 같은 중형을 감수하는 기업가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스럽다.

나아가 위와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막을 것이 아니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국회에는 정재호, 김관영, 유의동 의원 등이 제출한 3건의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법안이 계류 중에 있다. 이들 법안은 비금융주력자의 의결권 있는 주식 보유 비율을 34% ~ 50%로 늘리는 내용의 은산분리 완화규정을 공통적으로 두고 있으면서도, 은행의 사금고화를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대주주가 발행한 지분증권 취득을 금하는 내용 또한 포함하고 있다.

부당한 대출이나 전횡적 운영에 대해서는 현행법상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인바, 이를 우려하여 은산분리 완화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행정 편의적이고 규제 중심적인 생각이다. 운영에 관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벌을 함으로써 부작용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도형 <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


학력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졸업(행정법 석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로스쿨 졸업(LL.M.)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 제7기 수료
서울대학교 금융법무과정 제7기 수료

경력
제44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증권금융연수원 강사
한국금융연수원 교재집필 위원(리스실무)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스타트업 · 규제혁신 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석유공사 계약심의위원
법무부 해외진출 중소기업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한국증권법학회 이사
법무법인(유한) 바른 구성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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