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관계자가 일본 지토세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 모듈을 점검하고 있다. LS산전 제공
LS산전 관계자가 일본 지토세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 모듈을 점검하고 있다. LS산전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강조하며 3개월마다 열리는 최고기술책임자(CTO) 간담회와 기술협의회 등을 빠지지 않고 챙긴다. R&D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고, 다른 기업이 따라잡기 힘든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구 회장은 또 2015년부터 ‘R&D 스피드업’과 ‘디지털 전환’을 그룹의 연구개발 및 미래 준비 전략으로 강조해왔다. LS산전 청주사업장, LS니꼬동제련 울산사업장 등이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하며 디지털 전환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그룹 연구개발 성과공유회인 ‘LS 티페어(T-fair) 2017’에서는 ‘우선 실행하고(do), 빨리 실패해 보고(fail fast),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지 배우고(learn), 다시 시도해보는(redo)’ 기법인 애자일(agile) 혁신 방식을 강조했다. 표준과 절차에 얽매인 기존 연구 프로세스를 과감하게 탈피하자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주요 계열사들은 초전도케이블, 고전압 하네스, 마이크로그리드, 초고압직류 송전 등 신사업 분야 프리미엄 제품 제조기술을 국산화해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LS전선은 초전도 분야에서 세계 최대 용량인 교류 154㎸급 초전도케이블 시스템 형식 승인시험에 성공하고 실증도 마쳐 세계에서 유일하게 직류와 교류 기술력을 모두 확보한 회사가 됐다. 또 전기차 전자제어장치와 통신 모듈을 연결해 전원을 공급하고, 각종 센서를 작동·제어하는 부품인 고전압 하네스를 생산해 이 분야 중국 내 시장 점유율 5위를 차지하고 있다.

LS산전은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력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융·복합 스마트 솔루션을 앞세워 소규모 지역에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차세대 전력망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급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력변환장치에 대한 미국 전력시장 진출을 위한 필수 안전 규격인 UL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미국의 스마트 에너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일본에서도 28㎿급 홋카이도 지토세 태양광 발전소를 완공했다.

LS니꼬동제련은 세계 최대 구리 생산 기업인 칠레의 코델코와 합작해 귀금속 생산 기업인 PRM을 설립했다. PRM은 칠레 메히요네스 지역에서 귀금속 회수 플랜트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서는 매년 금 5t, 은 540t, 셀레늄 200t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산업기계와 첨단부품 사업을 하는 LS엠트론은 유럽 및 미국 등의 환경규제를 뛰어넘는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트랙터를 개발했다. 친환경 액화석유가스(LPG) 전문기업 E1은 싱가포르, 미국 휴스턴 등 해외 지사를 거점으로 네트워크와 트레이딩을 확대하는 등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