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공예·캘리그래피 취미 '열풍'…뉴노멀 중년 '손 맛'에 빠지다
취미활동 등 자기계발에 적극 투자하는 40~60대 ‘뉴노멀 중년’이 증가하는 가운데 가죽공예, 캘리그래피, 종이공예 등 손끝에서 시작해 완성되는 수공예 취미에도 중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100세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늘어난 노년기를 ‘어떻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인지가 현대인의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비씨카드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7년 소비 트렌드’에서 40대와 50대는 ‘뉴노멀 중년’이라는 키워드로 분류됐으며, 이들의 매출 패턴을 분석해본 결과 헬스클럽 및 레저 등 자기계발 업종에서의 매출 비중이 급격히 증가했다.

그만큼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중장년의 활동과 소비가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등산, 골프, 헬스 등 역동적인 취미활동 외 정적이고 나만의 감성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수공예에도 중년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가죽공예’다. 동물 가죽을 이용해 공예품을 제작하는 가죽공예는 소재 종류와 가공 방법에 따라 오롯이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팔찌부터 머리끈, 목걸이, 지갑, 파우치, 쿠션커버, 클러치백, 쇼퍼백, 키홀더, 여권지갑까지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활용 가치도 상당히 높다. 가죽공예를 찾는 중년 가운데 처음에는 취미활동으로 시작했다가 제2의 직업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문화교육기관 (사)한국문화센터연합회 관계자는 “가죽·종이공예 수업에 참여하는 중년 분이 늘고 있다. 단순히 취미활동 이 외에 창업을 목적으로 배우는 분도 있다”며 “그 밖에 완성된 작품을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분도 있고 훗날 노인들에게 무료로 배움을 나누고자 하는 봉사 목적으로 교육받는 사람 역시 적지 않다”고 전했다.

가죽·종이공예 외에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손글씨도 매력적이다. 서예, 펜글씨 쓰기 외에 최근에는 캘리그래피도 각광받고 있다. 아름다운 서체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칼리그라피아(kalligraphia)에서 유래한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를 뜻한다.

특히 캘리그래피가 일상 소비재 디자인에도 활용되면서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미 10~30대 젊은 층 사이에서는 거대한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제 중년들도 그 매력에 하나둘씩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소주 ‘참이슬’ 브랜드 이미지 제작자이자 이산글씨학교 수장인 이산 캘리그래피 작가는 “캘리그래피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중장년도 가벼운 취미에서 전문 단계까지 공부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컴퓨터 시대가 되면서 잃어버린 손편지, 엽서, 자신만의 개성 있는 글씨 문화가 사라져가는 현실이지만 여전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보다 직접 정성 들여 쓴 손글씨가 훨씬 사람 마음을 움직인다”며 “나만의 글씨를 잘 쓰고 싶다는 로망과 열정을 지니고 있다면 캘리그래피는 감성 표현의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한경머니 기자 hoh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