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분만 충전하면 200㎞ 주행… 전기차 배터리 논란 지울 것"
전기차 제조업체인 피스커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헨릭 피스커(사진)가 “9분만 충전해도 200㎞를 달릴 수 있는 초고속 배터리 충전 기술이 적용된 신형 전기차를 2018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긴 충전 시간 때문에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피스커 CEO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미식축구장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K글로벌 실리콘밸리’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기술을 설명했다. 그는 “영국 인도 등이 환경과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2030~2040년 무렵부터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기차가 화석연료차를 대체하는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시장의 향방과 관련해서는 피스커나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전문 업체들이 업계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 피스커 CEO는 “맥도날드에서도 샐러드를 팔지만 대다수 소비자는 유기농식품 전문패장인 홀푸드에서 샐러드를 구입한다”며 “기존 자동차 업체는 화석연료차를 만드는 회사란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고 말했다.

피스커는 미국 최초로 프리미엄급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한 기업이다. 기술만 보면 전기차업계의 선두주자인 테슬라와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스커는 2018년 양산할 예정인 신차 ‘피스커 이모션’에 리튬이온이 아닌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적용해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무인 주행이 가능한 4단계 자율주행 기술도 들어간다. 이 차량의 시제품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공개된다.

그는 “2023~2025년 무렵엔 1분 이내 충전으로 800㎞를 달리는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전기차 제조원가를 결정하는 배터리 가격도 지금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글로벌 실리콘밸리는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술 트렌드를 조명하고 한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로,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KOTRA 주관으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증강현실(AR)을 활용한 교육업체 북플러스앱, 보안솔루션 개발업체 시큐브 등 국내 40여 개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실리콘밸리=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