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모바일] 유료방송 3000만명 시대… IPTV, 케이블TV 추월 머지않았다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인터넷TV(IPTV) 가입자가 70만 명 이상 증가하는 등 IPTV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9일 확정·공고한 ‘2017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조사·검증 및 시장점유율 산정 결과’를 보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83만4614명 증가한 3045만7368명으로 집계됐다.

사업자별로는 KT 606만5731명(시장점유율 19.92%), SK브로드밴드 407만4644명(13.38%), CJ헬로비전 395만1304명(12.97%), 티브로드 322만6770명(10.59%), KT스카이라이프 320만6301명(10.53%) 순이다. IPTV 사업자인 KT와 SK브로드밴드가 1, 2위를 차지하는 등 IPTV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매체별 가입자 수는 케이블TV(SO) 1393만7203명(45.76%), IPTV 1331만3864명(43.71%), 위성방송 320만6301명(10.53%) 순이었다.

IPTV 가입자 수는 올해 상반기 72만104명 증가했지만 작년 하반기 74만3000명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 폭은 다소 감소했다. 케이블TV 가입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7만2382명, 위성방송은 4만2127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형 성장을 이어가던 케이블업계는 2009년 이동통신 3사의 IPTV 서비스 개시 이후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IPTV가 차별화된 서비스와 통신 결합상품을 무기로 유료 방송시장을 공략하는 동안 케이블업계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작년 7월 정부가 SK텔레콤과 CJ헬로의 인수합병(M&A)에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방송·통신시장의 자율적인 구조개편에도 제동이 걸렸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IPTV 가입자 상승폭이 다소 둔화되면서 시기가 늦춰졌을 뿐 가입자 크로스오버(IPTV 가입자 수가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추월하는 현상)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KT와 KT의 특수관계사인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를 합치면 927만2032명으로 합산 시장점유율 30.45%를 기록했다. 작년 하반기보다 0.27%포인트 높아졌지만 정부가 정한 ‘유료방송 합산규제’ 상한선(33.3%)은 넘지 않았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특수관계사를 포함한 특정사업자의 가입자 합이 전체 가입자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특정사업자의 유료방송 시장독점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일몰 기한은 내년 6월27일이다.

가입자 유형별로는 개별가입자가 1627만2650명(53.4%)으로 가장 많다. 이어 호텔, 병원, 상점 등 동일명의 다수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1172만8649명(38.5%)으로 집계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