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 연내 반드시 전력화…고등훈련기 수출 2개국 가시적 성과"
KAI 사장 "美 훈련기 교체사업 수주 2파전… 원가절감 압박 커"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신임 사장은 10일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A 대미 수출 건이 KAI와 협력하는 록히드마틴과 보잉사 간 경쟁구도로 좁혀졌으며, 관건은 원가절감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대방동 공군회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인 APT 사업은 입찰에서 1센트만 우리가 높게 써도 지는 문제라 대단한 '포커 게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 때문에 록히드마틴이 협력업체인 KAI에 지속적으로 가격을 깎자고 말하는 등 제안가를 낮추려고 KAI를 끝없이 압박하고 있다"며 "우리 전략은 1차적으로 록히드마틴이 제안가를 낮게 써내 입찰에서 승리하도록 돕는 역할인데, 우리가 얼마나 원가절감을 할지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날도 록히드마틴 부사장을 만나 협의를 진행했다는 김 사장은 "보잉이 엄청난 덤핑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우리는 원가절감에 최선을 다할 뿐이고 저가 수주까지 갈지는 록히드마틴이 판단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에서 영하 30도에서 30분간 결빙 없이 날아야 하는 조건을 맞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주력제품 '수리온'은 연내 공급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당초 목표 달성을 못 한 것은 사실이니 감사원 지적은 일리가 있다"면서도 "수리온을 운행하는 실무급들을 만나보니 비록 결빙 조건 목표에 도달은 못 했지만 한국에서 전력화해 운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관계 당국을 설득해 빠르면 11월 말, 올해 안에 수리온을 전력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리온은 (시험에서) '100점 만점에 95점을 받아왔는데 왜 100점을 못 받느냐고 어머니가 질책하지만 실상은 95점이 그 반에서 1등인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도 3번째 만에 성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인내를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KAI의 고등훈련기 수출이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김 사장은 "수출 상담이 본격 진행되는 곳이 아르헨티나, 보츠와나, 페루, 인도네시아, 필리핀, 에콰도르 등 7개국이 있다"며 "보츠와나와 아르헨티나는 논의가 상당히 진척돼 연내 또는 연초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KAI를 2030년까지 세계 5대 항공우주업체로 발돋움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중형 민항기 개발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내세웠다.

그는 "앞으로 10년 안에 제조업은 곧 항공우주산업이 될 것이며 민수에서 헬기, 민항기 등 정말 많은 수요가 생길 것이다"라며 "미래에 홍콩, 방콕, 중국 상하이를 매주 출퇴근 하는 시절이 올 것이고 항공산업이 결국 지금의 자동차 산업을 대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항기 개발과 관련 "KAI는 60~100인 규모의 중형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고 지금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며 "2022년까지는 탐색개발을 마치고 어떤 모양, 어떤 비행기를 만들지 구체적인 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국가 차원에서 민항기와 전투기 개발 등에 R&D(연구개발) 비용, 시제기 제작 비용 등을 투자하면 개발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항공산업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김 사장은 취임 전 불거진 KAI의 각종 경영 비리에 대해서는 '개인 일탈'이라면서 KAI 전체가 '비리 집단'으로 매도되는 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본 KAI는 자체로는 전혀 비리가 없다. 분식회계 문제는 비리라기보다 회계 처리 방법상 문제이고 인사청탁은 어디에나 있는데 그걸 사정상 못 막은 것"이라며 "KAI가 앞으로 의사결정을 공개적으로 하고, 외부에서 수시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바꾸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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