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패션업계가 분주해졌다. 가격대 높은 겨울용 외투의 판매량은 연매출과 직결된다. 날씨가 추울수록 보온성을 높인 패딩이나 코트의 판매가 급증하기 때문에 패션업체들은 매일 기온을 체크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다운재킷 등 고가의 겨울 외투를 만드는 아웃도어 업체들이 날씨에 가장 민감하다. 올겨울엔 특히 대부분의 업체가 롱다운을 주력제품으로 내놨기 때문에 겨울 날씨가 한 해 장사를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2는 작년보다 롱다운 생산량을 8배 늘렸고, 블랙야크는 10배 많은 양을 생산했다. 코오롱스포츠와 노스페이스도 생산량을 각각 8배와 5배 늘렸다.

속옷 업체들도 바빠졌다. 속옷 전문회사 남영비비안에 따르면 영상 10도 이상을 웃돌던 10월 초에 비해 5도 언저리로 내려갔던 10월 중순 내복 매출이 2배 이상 급증했다. 서울 아침 기온이 2도까지 내려갔던 지난달 말에는 평소 주말보다 25%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아웃도어업계 관계자는 “추워지기 시작하는 10월 말부터 11월까지의 매출이 연매출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신제품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이때 몰리기 때문에 아웃도어 업체들은 11월 기온이 뚝 떨어지길 기다린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