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테일러 조합' 가능성…'2024년까지 이사' 옐런의 거취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수장으로 2일(현지시간) 지명된 제롬 파월(64) 현 연준 이사.

파월 체제의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현행 유지'라는 전망이 많다.

탄탄한 경기 흐름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존의 완만한 긴축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렇지만 연준 정책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표결을 통해 결정된다.

FOMC의 투표권은 모두 12명에게 주어진다.

연준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한 이사진 7명과 뉴욕 연준 은행장에게 고정적으로 8표가 주어지고, 나머지 지역별 연준 은행장들이 돌아가며 4표를 행사하는 구조다.

'세계 경제대통령'이라는 절대적 위상을 갖고 있지만, 연준 의장도 물리적으로는 한 표를 행사하는 셈이다.

연준 이사진 7명 가운데 공석인 3자리의 인선이 주목되는 이유다.

현재 연준 이사진은 파월 지명자를 비롯해 재닛 옐런 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랜들 퀄스 이사까지 '4인 체제'다.

무엇보다 '옐런의 2인자' 스탠리 피셔 전 부의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조기 퇴임한 이후로 부의장직이 비어있다.

당장 시장에서는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꼽히는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가 부의장에 지명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테일러 교수는 파월 지명자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인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상원의원 오찬에서 파월 이사와 테일러 교수 중 선호하는 인물에 손을 들어달라고 거수표결을 제안하기도 했다.

파월 이사를 최종 선택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테일러 카드'는 쉽게 버리기는 어려운 선택지인 셈이다.

당시 오찬에 참석한 일부 상원의원은 '테일러 낙점'을 점치기도 했다.

경제학 학위가 없는 파월 지명자와 달리, 테일러 교수는 일명 '테일러 준칙'으로도 유명한 통화경제학자다.

무엇보다 정책 방향 측면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평가되는 파월 지명자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인사라는 점은 '테일러 부의장설'을 뒷받침한다.

'파월 효과'에 안도하고 있는 금융시장으로서는 쉽게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연임에 실패한 옐런 의장의 거취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연준 의장으로서의 임기는 내년 2월로 끝나지만, 연준 이사로서의 임기는 오는 2024년 1월까지다.

그동안의 관행에 따라 이사직에서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 연임의 관행을 깬 것처럼, 옐런 의장의 선택도 섣불리 예단하기는 이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