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국방비 증액 압박에
메르켈 "늘리겠다" 약속했지만
단기간에 병력 증강 쉽지 않아

경제 호황에 목표 달성 더 난망
2024년엔 720억유로 달하는데
프랑스 국방비의 2배 규모 달해

돈 쓸 곳 찾기 힘든 게 더 문제
저출산으로 병사 모집 어려워
새로운 무기 도입에도 한계

엘리자베스 브로 < 애틀랜틱카운슬 수석연구원 >
일러스트=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일러스트= 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트위터를 통해 “독일은 마땅히 내야 할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군대에 지출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 아주 나쁜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한 달 전에 “독일은 NATO의 국방비 지출 기준을 국내총생산(GDP)의 2% 선까지 늘려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 결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무엇에 쓰겠다는 것인가? 독일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이런 2%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독일은 국방비로 연간 370억유로(435억달러)를 지출한다. GDP의 약 1.3%다. 독일 정부는 2021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420억유로로 늘리기로 했다. 여전히 2%에 훨씬 못 미친다. 독일 경제가 꾸준한 성장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024년에는 그 규모가 720억유로에 달할 것이다. 이는 영국이 매년 지출하는 것보다 약 200억유로 많고, 프랑스 국방비 지출의 두 배 수준이다. 이들 두 나라의 국방비에는 매우 비싼 핵무기가 포함돼 있다.

NATO 동맹국 대부분은 독일이 더 많이 기여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일부 독일인은 그 정도 규모의 국방비 지출은 이웃 국가들에 비해 어울리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더 큰 문제는 돈을 쓸 곳을 찾는 것이다.

한 가지 어려운 점은 현대화된 군을 하룻밤에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충분한 병력을 가진 군대를 구축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들을 무장시키는 데 GDP의 2%가 들 것이다. “2024년 독일 연방군에 720억달러를 지출하기 원하는 사람은 오래전에 병력 증강을 시작했어야 했다. 그리고 막대한 무기 도입 계약을 서둘렀어야 했다.” 한스 페테르 바르텔스 독일 연방의회 국방감독관은 지난달 일간지 디벨트에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무시당해온 독일 연방군이 70%는 쓸모없는 기존 무기의 교체와 함께 새로운 무기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두 배가 된 국방비 지출은 많은 새로운 무기와 함께 그 무기를 운영할 새로운 군대를 필요로 한다. 미카엘 에시그 뮌헨국방대 교수는 “만약 인력이 부족해 결과적으로 그것을 운영할 수 없다면 단기적으로 무기에 지출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무기와 관련된 취득비용은 국방비 지출의 약 20~30%를 차지한다. 급여는 최대 비용 항목이다.

그리고 경제가 호황일 때 병사를 모집하는 것은 더 어렵다. 독일은 18만5000명의 군대를 운영할 능력이 있음에도 17만8433명의 병사와 장교를 고용하고 있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국방부 장관은 이를 19만8000명으로 증강하고 싶어한다.(미군은 약 12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 연방군 병사를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라이엔 장관은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 출신들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것을 제안했다. 위르겐 보르네만 전 NATO 국제군사참모본부 사무총장(예비역 중장)은 “현재 정원을 채우는 것도 어렵다”며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와 고령화사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인구통계학적 문제를 의미한다. 독일은 1971년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웃돌고 있다. 이민자들이 사망자 수 증가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만, 연방군에는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 현재 전체 군인의 26%, 고위 장교의 7%가 이민자 가족 출신이다. 이에 비해 민간 부문 근로자 중 이민자 비율은 20.1%다. 새로 도착한 이민자들은 군에 입대하기에는 언어 능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민자들의 군 복무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감안할 때, 독일 연방군은 이 같은 자원을 더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민자만으로는 독일군의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리고 비록 더 적은 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해도, NATO 회원국 간에 충분한 능력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보르네만 전 사무총장은 “2%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만이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더 높은 임금과 연금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NATO가 요구하는 능력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떤 나라는 GDP의 2%를, 다른 나라는 1.5%를 지출하는 것을 뜻한다. 어떤 나라에선 2% 이상, 다른 나라에선 그 이하가 필요할 것이다. 나는 독일이 약 1.5%의 능력을 달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2% 기준을 충족해왔다. 영국과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 동안 에스토니아와 폴란드가 동참했다. 더구나 미국과 영국은 전 세계에 주둔군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작은 나라들은 NATO의 목표치를 충족하는 것이 더 쉽다. 탱크 수십 대만 구매해도 GDP의 2%를 차지할 수 있다.

독일군은 유럽 방위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독일군은 연 550억유로로 필요한 신무기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720억유로는? 그 정도 예산이라면 독일은 항공모함을 살 수도 있다. 그러나 병력이 부족한 항공모함은 유럽의 안보를 강화하지 못한다. NATO 동맹국들은 독일이 적정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The WallStreet Journal·한경 독점제휴

원제= How Much Can Germany’s MilitaryExpand?

정리=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엘리자베스 브로 < 애틀랜틱카운슬 수석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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