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에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이 없어질 전망이다. 농지를 태양광 발전 시설이나 농산어촌 체험시설로 전환할 때 내야 하는 부담금도 감면된다.

정부는 2일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제5차 부담금운용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부담금 운용평가 결과’를 논의했다. 기재부는 지난 4월부터 민간 전문가들로 평가단을 꾸려 산업, 환경, 문화, 금융 등 분야에 걸친 42개 부담금의 존속 여부를 평가했다.

평가단은 환경개선부담금의 조건부 폐지를 권고했다. 1992년 도입한 환경개선부담금은 경유차 소유자에게 부과한다. 지난해 5062억원을 거뒀다. 하지만 휘발유와 경유 등에 물리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겹치는 데다 오염물질 배출 여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 등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평가단은 지난 7월 중간보고회에서 환경부에 환경개선부담금 폐지를 권고했다. 본지 8월5일자 A1면 참조

평가단은 “환경오염이 아니라 경유차 소유 자체를 놓고 일괄적으로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이중 부과하는 것도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평가단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환경부와 협의해서 내년 3월까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환경개선부담금이 폐지되면 경유세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연간 5000억원에 이르는 수입 감소를 메우기 위해선 경유세 등 수송용 에너지 세제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다.

이날 회의에서는 농지보전부담금 감면 대상 조정안도 의결됐다. 농지보전부담금은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경우 부과한다. 작년 징수액은 1조2609억원이다. 이번 조정으로 농지를 농산어촌 체험시설(100%·영구), 태양광 발전 시설(50%·한시), 새만금지역 시설(50%·한시) 등으로 전용하면 부담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