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계열사 간 조율 담당…미전실 부활 아니다"

2일 단행된 삼성전자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 중 하나는 옛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출신 정현호 사장의 복귀다.

지난해 12월 그룹 사령탑이던 미전실 해체 이후에도 미전실 부활에 대한 세간의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고, 이런 의혹의 눈초리에 민감하게 반응해오던 삼성전자에 미전실 출신 인사가 복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임무가 전자 계열사 간 조율·협력이란 점에서 미전실 부활의 서막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 사장은 미전실 해체를 전후해서도 중용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임이 두텁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년 말 '최순실 사태'의 책임을 지고 미전실 실장과 차장, 팀장들이 일괄 사퇴할 때도 정 사장의 퇴진은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다 최근 인사를 앞두고 복귀설이 파다했는데, 소문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정 사장은 업무 처리가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현업은 물론 전략·인사 등 지원 업무까지 고르게 경험해 균형 있는 경영인이라는 전언이다.

정 사장의 보직은 신설된 사업지원TF장이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 사장단은 각 회사 간, 사업 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끌어내기 위한 조직을 삼성전자 내에 설치해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고, 정 사장을 책임자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사업지원TF장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전자 쪽 계열사 간 전략·재무·인사·채용 등에서 공동의 현안을 협의하고 조율하는 기능을 맡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를 들어 전자 계열사의 경우 전공 등에서 지원자들의 풀이 같은데 제각각 채용을 진행하면 비효율적일 수 있다"며 "채용을 앞두고 계열사 채용 담당자들이 TF에 파견돼 공동으로 채용 전형을 진행한 뒤 채용이 끝나면 복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반도체와 스마트폰, TV·가전제품 등 사업 영역이 3개나 되고, 여기에 계열사들은 디스플레이 패널, 배터리나 전자부품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또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거래 관계에 있기도 하다.

문제는 이들 간 사업 영역이 중첩되거나 사업 경계가 모호한 부분이 있어 사전조율 없이는 중복 투자 또는 투자 공백이 생길 수 있고 적기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기획ㆍ재무·인사·채용 등에서 시너지를 높이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직이 사업지원TF란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전실 부활 아니냐는 외부의 비판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보다는 실질적인 필요성이 컸고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봤다"고 말했다.

물론 삼성전자는 여전히 이런 시선이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사업지원TF가 전자 계열사들의 '사령탑' '컨트롤타워' 등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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