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가 2015년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호텔. 호텔롯데 제공
호텔롯데가 2015년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호텔. 호텔롯데 제공
국내 호텔업계가 해외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크게 줄어 국내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 방한한 외국인은 675만2005명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6.7%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보다 41% 급감했다. 반면 호텔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6월 기준 서울시에서 영업 중인 호텔은 373개다. 올해 서울에 새로 문을 여는 특급(4~5성급) 호텔만 13개에 달한다. 이에 비해 글로벌호텔시장은 호조다.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중심으로 객실 이용률과 객실당 수익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토종 호텔들이 해외시장 진출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2018년 개관 예정인 신라스테이 베트남 다낭 조감도. 신라스테이 제공
2018년 개관 예정인 신라스테이 베트남 다낭 조감도. 신라스테이 제공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활발’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10월 기준 국내 15개, 해외 8개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까지 추가로 4곳을 열 예정이다. 진출 지역도 러시아·미얀마·베트남·미국 등 다양하다. 특히 호텔롯데가 2015년 인수한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은 130년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년 연속 유엔 정기총회 때 투숙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공급 과잉' 토종 호텔브랜드, 해외서 활로 찾는다
호텔롯데는 동시다발적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만큼 각 브랜드와 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송용덕 호텔롯데 부회장은 9월 “2050년까지 글로벌 체인 호텔로 성장하기 위해 총 1000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며 “위탁 운영 방식 등으로 롯데호텔을 최고의 글로벌 체인 호텔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위탁 운영은 호텔 브랜드 업체가 소유는 하지 않고 경영만 맡는 방식이다. 호텔 브랜드는 자신들의 브랜드를 공유하고 경영 노하우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호텔을 운영해주는 대신 수수료를 받거나 매출의 일부분을 가져간다.

호텔신라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를 앞세워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신라스테이는 위탁 경영으로 2018년 베트남 다낭,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 진출할 예정이다. 호텔신라는 2006년 중국 쑤저우의 ‘진지레이크 신라호텔’과 20년 위탁 운영 계약을 체결하며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2019년 준공 예정인 임피리얼팰리스 풀빌라 핫스파 워터파크 리조트 팔라완 조감도. 임피리얼팰리스 제공
2019년 준공 예정인 임피리얼팰리스 풀빌라 핫스파 워터파크 리조트 팔라완 조감도. 임피리얼팰리스 제공
◆한진 임피리얼팰리스도 ‘가세’

롯데나 신라 외 다른 국내 토종 체인도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순수 국내 자본 호텔인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국내 토종 호텔 최초로 필리핀 팔라완에 진출할 예정이다. 팔라완 지역의 호텔·리조트 중 최대 규모로 6월 착공해 2019년 하반기 준공할 예정이다.

한진도 6월 숙원 사업인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호텔을 개관했다. LA 윌셔 그랜드호텔은 한진에 큰 의미가 있다. 여객 사업과 함께 호텔을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10억달러(약 1조133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호텔 개관으로 대한항공·진에어·한진관광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국내 호텔의 영토 확장 핵심 키워드는 ‘위탁 경영’이다. 메리어트·스타우드 등 세계적인 호텔 체인도 오래전부터 직영이 아니라 위탁 경영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이유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롯데나 신라는 자체적인 경영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위탁 경영을 하면 브랜드 가치는 확산시키면서 그 지역색이나 국가 문화에 맞게 호텔 특성을 세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은 한경비즈니스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