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미슐랭 ★★★' 영국 비평가 혹평한 까닭
앤디 해일러는 영국의 저명한 음식 비평가다. 세계에 있는 미슐랭 3스타(최고 등급) 레스토랑을 모두 다녀본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도 미슐랭 가이드가 있다. 서울편이 지난해 발간됐다. 미슐랭 3스타를 받은 곳은 라연과 가온 두 곳이다. 해일러는 지난 4월 한국의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을 방문했다. 그는 최근 영어로 한국 관련 기사를 쓰는 코리아익스포제와 이에 관해 인터뷰했다. “맛과 식재료 측면에서 3스타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꼽은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의 홈페이지에 실린 두 곳의 리뷰를 정리한다. 먼저 광주요 그룹의 한식 레스토랑 가온이다.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는 이렇다.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실내 공간과 광주요에서 제작한 식기와 도자기에 품격 있고 수준 높은 코스 요리는 가온이 보여주고자 하는 한식의 우아함과 멋스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해일러의 평점은 13점(만점 20점)으로 그가 평가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중 최하위권이다. “식사는 사과와 설탕, 레몬을 곁들인 미나리즙으로 시작.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냥 일반적인 허브 주스였다. 그 다음은 전채요리. 매실주로 양념한 토마토, 구운 문어, 채소, 그리고 소고기 롤. 토마토는 합리적인 맛이었다. 문어는 매운 소스와 함께 나왔다. 슬프게도 너무 질겼다. 누가 이 음식점에 별 3개를 주겠다고 했을까.”

다음은 신라호텔 한식당 라연이다. 미슐랭 가이드는 이렇게 평가했다. “품격 있는 한식 정찬을 소개하는 라연은 전통 한식을 현대적인 조리법으로 세련되게 표현해낸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에 와인을 조합해 즐길 수 있으며, 요구하지 않아도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서비스 또한 라연의 매력이다.” 해일러의 점수는 14점에 그친다. 밤 수프와 키조개 샐러드 등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지만 생선 요리와 디저트 등은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요식업계에선 한국 등 아시아 문화에 무지한 서양 비평가가 편견을 갖고 평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재인 GBB키친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해일러의 한식에 대한 이해가 편협하다고 했다. 해일러가 “한식 소스 중에는 오랜 시간 걸려 요리하는 소스가 없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그는 “된장이나 고추장 같은 한식 소스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반면 일부 요식업 전문가는 식재료의 수준이 부족하다는 해일러의 지적에 동의하기도 한다. 땅이 좁아 산지와의 거리가 가까운데도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새로운 식재료를 찾는 데도 노력을 덜 기울인다는 것이다.

미슐랭 가이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많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지난해 미슐랭 가이드 서울편 발간 뒤 “식당이 왜 선정됐는지를 비밀로 하기 때문에 논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FARM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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