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신임사장 인터뷰… "KAI 정상화 위해 악역 맡겠다"
3개월간 공석 상태였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사진)이 공식 선임됐다.

KAI는 25일 경남 사천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 사장 내정자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사장은 26일 오전 취임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한다.

사장 내정 이후 2주가량 경영구상을 마친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KAI는 작지만 단단한 회사”라며 “내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해 회사를 이른 시일 내 정상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악역’을 맡겠다고 했다. 그는 “내가 할 역할은 감사원에서 하던 것처럼 회사를 바르게 하는 것”이라며 “우선 ‘경영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정부와 협력해 방위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17조원 규모의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교체사업과 관련해 “회사 이익이 아니라 국가 이익을 위해 정부 협조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7’에서 방산업체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만큼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KAI에 씌워진 ‘방산비리’ 낙인과 관련해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영 부실 또는 일부 경영진의 일탈을 방산비리로 몰고가서는 안 된다는 얘기였다. “KAI는 항공 관련 장비를 생산해 국가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기업입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사람이 (법을) 어긴 것일 뿐 방산비리를 조직적으로 저지른 것은 아닙니다.”

한편 KAI 이사회는 이사 보수한도를 낮춰 김 사장이 받아갈 수 있는 연봉(성과급 포함)을 하성용 전 사장 재직 당시 12억원대에서 3분의 1인 4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