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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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터널 속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미국 시장 내 판매 부진과 통상임금 패소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오는 26일 지난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날엔 기아차가 성적표를 내놓는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각각 23조2565억원과 1조1695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5.3% 늘었고 영업이익은 9.4%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파업으로 생산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이다. 실적을 뜯어보면 시장 기대를 충족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시장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77만 대를 팔았다. 올 1~9월 판매량은 51만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9% 줄었다. 이러한 판매 부진으로 인센티브(판매 장려금) 부담이 늘고 현지 공장가동률은 떨어졌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의 실적 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고, 제네시스 G70 출시로 판촉비 등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아차의 3분기 매출과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3조1014억원, 34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3.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차는 지난 8월31일 노동조합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이에 관련 충당금 1조원을 3분기 재무제표에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인건비 증가 부담 등으로 잔업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통상임금 관련 부담금이 일시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기아차의 영업손실은 지분법 평가손실에 따라 현대차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본업인 자동차 판매는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성공적인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와 신형 그랜저(IG)가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스토닉과 최근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쏘렌토, 스팅어 등에 힙입어 3분기 판매가 증가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내수 판매가 늘었고 브라질 등 신흥 시장이 회복 중에 있다”며 “남은 4분기 통상적으로 반복된 출하량 증가가 재현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