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25%로 올리면 선진국 중 5번째로 높은 고세율 국가"
정부 계획대로 법인세를 올리면 한국은 선진국 중 다섯 번째로 법인세가 높은 고(高)세율 국가로 진입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해 20일 이같이 밝혔다.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0개국이 법인세율을 인하했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도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국제적 흐름에 맞춰 2007~2017년까지 OECD 중상위권인 16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2%에서 계획대로 25%로 인상하게 되면 순위가 급속히 상승한다는 게 심 의원의 분석이다. 한국보다 법인세율이 높은 국가가 미국(35%), 프랑스(33.33%), 벨기에(33%), 호주·멕시코(30%), 그리스(29%), 뉴질랜드(28%) 등 7개 국가만 남게 돼서다.

여기에 미국, 프랑스, 벨기에가 계획대로 법인세율을 내리면 한국은 호주·멕시코, 그리스, 뉴질랜드에 이어 법인세가 선진국 중 5번째로 높은 국가가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20%로 낮추는 세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세제개편안에 법인세 감면 계획을 담았고, 벨기에는 2020년까지 25%로 법인세를 내리기로 했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25%로 오르게 되는 건 9년 만이다.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업 친화적인 정부를 내세우며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내렸다. 이 때 세율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심 의원은 세계 154개국의 수출 비중 대비 법인세율 자료를 분석해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는 대부분 20% 수준의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이후 한국의 수출 비중은 평균 50.6%다. 이와 비슷한 수준인 국가의 평균 법인세율은 20.3%라는 게 심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현행 한국의 법인세율 22%도 결코 낮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를 25%로 인상하면 다른 국가와 격차가 더욱 커져 국제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프랑스 등이 기업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인세 인하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만 국제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