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13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연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심화된 중국의 보복 조치가 누그러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선 통화스와프 연장이 양국 관계 개선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이번 결정에 중국 공산당 최고지도부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본다. 당초 오는 18일 예정된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나고 차기 지도부 구성이 마무리된 뒤 발표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빨랐다는 점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측 전문가는 “양국은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 협상을 시작하면서 가능한 한 경제적 측면만을 고려해 접근한 것으로 안다”며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도 사드와 관련한 갈등의 불똥이 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노영민 신임 주중 한국대사가 부임한 뒤 통화스와프 연장이 이뤄진 것을 주목한다. 문재인 정부가 정상회담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낸 데 대해 노 대사 부임을 계기로 중국이 호응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다만 통화스와프 연장으로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본격적으로 풀릴 것인지에 대해선 신중한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연장은 양국 갈등이 더 심화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미가 큰 것 같다”며 “한국 단체관광 중지나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난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