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딛고 재기에 성공한 사람도 있다
외환위기 20년 우린 달라졌나
문창기 이디야 회장
"직장 잃고 반년 만에 생활비 1만원 남았다는
아내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죠"
차문현 하나자산운용 사장
"퇴직 후 남은 건 빚 1억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며 보험증서 여러번 만지작 했죠"
문 회장은 은행원 출신답게 수익성 개선으로 승부를 걸었다. 그를 포함한 이디야의 임원 5명은 모두 동화은행 출신으로 채웠다. 임대료가 낮은 이면도로를 공략하고, 점포당 점원을 2~3명으로 줄여 비용 부담을 낮췄다. 절감한 비용은 싼 가격의 커피로 소비자에게 돌아갔다. 인수 당시 60개 정도이던 점포 수는 지난해 커피업계 최초로 2000개를 넘어섰다.
퇴출 당시 동화은행 테헤란로 지점장이던 차문현 하나자산운용 사장은 “은행 퇴직 후 남은 건 영업에 쓰기 위해 진 빚 1억3000여만원과 집 한 채 그리고 가족뿐이었다”며 “죽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며 보험증서를 몇 번이나 들었다 놓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명동성당에서 은행퇴출 반대를 외치며 머리띠를 두른 지 두어 달쯤 지나서 기회가 왔다. 제일투자신탁을 인수한 CJ가 법인영업 담당자로 그를 찾은 것. 바닥을 경험한 절실함은 성과로 이어졌다. 차 사장은 3년 만에 수탁액을 3조원 가까이 늘리는 수완을 발휘하며 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우리자산운용, 펀드온라인코리아 등을 거치며 12년째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