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구글 최대 과제는 대기업병 고치는 것"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구글의 최대 과제는 대기업병을 고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30일 게재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성장하더라도 헝그리 정신으로 뭉친 작은 회사처럼 계속 행동할 수 있느냐가 최대 과제”라고 했다. 피차이 CEO는 “회사가 성장해도 계속 야심적인 목표에 매진하는 기업도 있지만, 많은 기업은 작은 변화에 만족해버린다”며 “과거에 이룬 것을 버리고 전진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은 최근 대만 휴대폰 제조업체 HTC의 스마트폰 사업부를 11억달러(약 1조2600억원)에 인수했다. 피차이 CEO는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다시 하드웨어 부문에 진출한 배경에 대해 “컴퓨터 기술을 진보시키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인수했으나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휴대폰 제조업체 모토로라에 대해서는 “겉으로는 두 사안이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모토로라와의) 공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식재산권 등) 자산을 얻은 것이고, 지금은 구글 내부에 하드웨어 부문을 시작한 상태로 세부 사항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정보 독점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에는 “높은 윤리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며 “데이터는 개별 사용자의 것이며 구글은 그 관리인에 지나지 않는다”고 방어했다. 강력한 검열 탓에 중국 정부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선 “세계 어느 곳이든 그 나라의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 구글의 접근법”이라며 “(검열 문제는) 매우 복잡하지만 상황은 변하는 것이고, 양쪽 모두에 납득이 가는 형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은 인간이 발명한 가장 강력한 기술”이라며 “AI를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지만, 논의를 건설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AI의 좋은 측면을 활용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피차이 CEO는 1972년 인도 타밀 나두주(州)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수학했다. 2004년 구글에 합류해 크롬 개발 등을 주도했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