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東芝)의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의 협업 상대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또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일시 정지 가처분신청을 낸다.

WD는 26일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대해 새로운 가처분신청을 곧 내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일본 사법 체계에서는 가처분신청과 유사한 조치로 내년 1월께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꼬이는 도시바메모리 매각… WD, 또 매각 일시정지 가처분신청
국제중재재판소는 WD가 지난 5월 제기한 매각중지 신청에 대해 10월부터 3인의 중재인에 의한 심리를 본격화할 예정이지만 판단이 나오기까지 2년 정도 걸린다.

WD는 이 때문에 가처분신청을 통해 일시 정지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20일 도시바메모리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연합에 팔기로 결정, 내년 3월 말까지 매각 수속을 마칠 방침을 발표한 뒤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WD의 주장이 국제중재재판소의 인정을 받게 되면 도시바는 내년 3월말까지 매각이익을 얻을 수 없어 채무초과를 해소하지 못한다.

이 경우 도시바 주식은 상장폐지된다.

앞서 WD는 도시바가 단독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공장 설비 증설에 대해서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신청을 지난 20일 국제중재재판소에 내기도 했다.

도시바도 맞대응 조치를 구사해 지난 6월 WD의 매각 방해를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을 도쿄 지방재판소에 한 바 있기 때문에 양자의 대립은 심화하고 있다.

WD는 미국 펀드 등으로 구성한 신(新)미일연합에 가세해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해 장래 경영 관여를 단념하는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도시바는 한미일연합을 선택했다.

도시바는 한미일연합과도 아직 매각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도시바의 결정 다음날인 21일에는 매각 계약을 맺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여러 요인으로 이루지 못했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최종 계약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중에 매각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매각계약이 늦어지고 있는 원인에 대해 지지통신은 "(한미일연합에 참여하는) 미국 애플이 조건으로서 메모리 제품 공급을 늘려달라고 해 조정을 하느라 늦어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