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추석 명절을 앞두고 5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이마트 성수점 판매직원들이 선물세트를 홍보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추석 명절을 앞두고 5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이마트 성수점 판매직원들이 선물세트를 홍보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이후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5만원 이하 명절 선물세트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 수는 작년보다 2배 급증했다.

김영란법은 고가 위주였던 백화점 명절 선물세트의 구성을 크게 바꿔 놓았다. 법 시행 이전에 5만원 이하 선물세트는 가공식품, 생활필수품, 비타민 등이 고작이었다. 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이었던 지난 설부터 종류가 늘더니 올 추석엔 수입 수산 및 과일, 축산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품목 수를 지난해의 2배인 360개로 늘렸다. 아일랜드산 브라운 크랩과 갑각류 전용 버터로 구성한 ‘유러피언 실속 크랩세트’(5만원)는 준비한 1000개 중 750개가 팔려 나갔다. 멕시코산 아보카도 세트도 4000개 중 2700개가 팔렸다. 국산 제품 중에서 4만9000원짜리 ‘한돈 언양식 양념 불고기 세트’는 1000개가 완판됐다.

현대백화점도 5만원 이하 실속 선물세트 물량을 품목에 따라 최대 2.5배 늘렸다. 5만원짜리 ‘굴비세트’는 준비한 물량 5000개 중 4400개가 초기에 나갔다. 작년 전체 판매량의 2배를 넘어섰다. 완도산 전복과 캐나다산 랍스터로 구성한 세트(5만원)도 1500개 가운데 1200개가 판매됐다. 현대백화점 자체 브랜드 장 제품인 ‘명인명촌 미소 합(合) 세트’는 1000개 중 850개가 팔렸다. 기존 10만~30만원의 선물세트를 중량을 20~40%가량 줄이고 가격을 크게 내린 게 주효했다. 실속형 선물세트를 주로 판매하는 대형마트에선 5만원 이하 세트 매출 비중이 70%를 웃돈다. 이마트가 8월14일부터 9월26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 비중은 72.9%에 달했다. 작년에는 69.9%였다. 10만원 이상 비중은 11.8%에서 9.9%로 줄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