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기업들을 대표하는 국내 7개 단체가 26일 ‘혁신벤처단체협의회’를 공식 발족시켰다. 뒷줄 왼쪽부터 정재훈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기반과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김정태 메인비즈협회장, 앞줄 왼쪽부터 강성지 웰트 대표,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김형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 조현정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윤소라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장혜원 IT여성기업인협회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혁신벤처단체협의회 제공
벤처 기업들을 대표하는 국내 7개 단체가 26일 ‘혁신벤처단체협의회’를 공식 발족시켰다. 뒷줄 왼쪽부터 정재훈 중소벤처기업부 벤처혁신기반과장,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김정태 메인비즈협회장, 앞줄 왼쪽부터 강성지 웰트 대표,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김형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부회장, 조현정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윤소라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장혜원 IT여성기업인협회장,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혁신벤처단체협의회 제공
범(汎)벤처업계 협의체가 새로 출범했다. 벤처기업협회를 필두로 국내 7개 혁신기업 단체들은 26일 ‘혁신벤처단체협의회(혁단협)’를 공식 발족하고 세 규합에 나섰다. 새 정부가 벤처 창업과 일자리 창출에 큰 관심을 두는 만큼 업계가 대(對)정부 협의 창구를 단일화하고 정책 발굴, 규제 개선, 민간 주도의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에 공동으로 나서겠다는 취지다.

◆벤처기업 육성책은 달라야

벤처업계 한목소리 낸다…대정부 창구 단일화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메인비즈협회(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IT여성기업인협회 등 7개 단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스타트업IR센터에서 혁단협 출범식을 열었다. 7개 단체 회장들이 의장단을 구성하고 이날 첫 회의도 했다.

창업과 성장, 인수합병(M&A) 등 민간 주도의 혁신 창업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 출범한 혁단협에는 한국엔젤투자협회가 여덟 번째 단체로 참여할 예정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로 이관한 창조경제혁신센터협의회도 참여 의사를 밝히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단협은 앞으로 2~3개월에 한 번씩 정기 총회를 열고 기존 중소기업 육성 정책과는 다른 정부 정책을 주문할 계획이다. 혁신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규제개혁·세제·금융 제도개선 등 정책 과제도 제언한다. 혁단협 산하에 기업인과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혁신벤처 좋은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고 향후 5년간 2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공동 사업도 추진한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기술성과 성장성, 혁신성을 갖춘 혁신 벤처기업은 기존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정보통신기술(ICT)·바이오 등 산업별 단체들을 모아 정부에 필요한 각종 정책, 규제개혁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적 규제 개선 필요

출범식 이후 이어진 토크콘서트에서 혁단협 의장단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대표, 이노비즈 기업인들은 정부 정책 방향과 혁단협의 나아갈 방향, 경영상 애로 사항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에게 이동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 나투스핀의 박나라 대표는 다양한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대표는 “택시조합 등에서 불법을 주장하지만 일반택시 시장의 파이를 나눠먹는 것이 아니라 이동수단이 없는 특정 계층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로 봐야 한다”며 “관련 법규가 없어 투자를 받거나 수익구조를 구체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정부가 가이드라인과 관리 방안을 명확히 확립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용 벨트를 개발한 강성지 웰트 대표는 “허리띠에 내장된 칩과 스마트폰의 앱(응용프로그램)이 사용자에게 특정 질환에 걸릴 가능성 등을 지적하고 싶어도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막힌다”며 “더 나은 기술, 새로운 시도를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예산 배분이 ‘창업’과 ‘기업 육성(scale-up)’에 고르게 퍼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은 “정부 자금이 지나치게 스타트업에만 집중돼 있다”며 “그러나 일자리를 창출하는 건 결국 규모를 키워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인 만큼 기업 육성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정 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기존 일자리를 나누는 데 한계가 있고 새로운 직업이 계속 만들어지려면 벤처성을 가진 혁신기업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