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가 자율주행차 전용 인공지능(AI)칩 개발에 나섰다. 구글 인텔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의 AI칩 개발 경쟁 대열에 가세한 것이다.

20일 CNBC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율주행차 전용 AI칩의 첫 시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테슬라가 AI칩 개발에 나선 것은 수직통합체제를 구축해 다른 회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AI칩은 AI가 수행할 업무를 전담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테슬라는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AMD의 기술과 특허를 토대로 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설적인 칩 설계자로 불리는 짐 켈러가 지휘봉을 잡았다.

테슬라는 현재 ‘모델S’ ‘모델X’의 오토파일럿 2.0, 2.5를 위한 연산 작업 하드웨어에 엔비디아가 개발한 범용 AI칩인 그래픽프로세서(GPU)를 사용하고 있다. 테슬라가 자체 칩을 개발하면 자율주행에 최적화한 설계가 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엔비디아 측의 가격 인상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테슬라는 과거에는 모빌아이 칩을 사용했으나 지난해 이 칩을 장착한 자율주행차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 결별했다. 모빌아이는 올초 인텔에 인수됐다. 인텔이 알파벳의 자율주행 사업 부문 웨이모와 오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AMD와 손잡으면서 대결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 업계 1위인 인텔 역시 올해 AI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알파벳은 이미 GPU를 대체하는 AI칩을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증강현실(AR) 기기 홀로렌즈를 위한 전용 칩을 개발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X에 자체 AI칩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