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달린 연필은 1800년대 미국의 하이멘 립맨이라는 가난한 화가를 부자로 만들어준 발명품이다. 15세 소년 가장이던 립맨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판 돈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살았는데, 어느 날 지우개를 잃어버려 그림을 완성할 수 없었다. 속상한 마음에 외출하려고 모자를 쓰던 중 문득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연필에도 모자처럼 지우개를 씌우면 어떨까’. 그렇게 그는 지우개 달린 연필을 발명해 특허권을 따내면서 억만장자가 됐다.

지우개 달린 연필처럼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하는 노후준비 상품은 없을까. 가장은 살면서 두 가지 위험을 반드시 대비해야 한다. 첫 번째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 본인이 일찍 사망할 위험에 대한 대비, 두 번째는 예상보다 더 오래 사는 장수 위험에 대한 대비다. 일단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 가장이 사망하면 남은 가족의 생활이 어려워진다. 이런 가장의 조기 사망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 종신보험이다. 그런데 막상 종신보험에 가입하자니 본인의 노후자금은 또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싶어 걱정이다. 가뜩이나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도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때 종신보험을 노후 생활자금으로도 쓸 수 있는 상품을 활용하면 지우개 달린 연필처럼 본인과 가족 모두를 위한 완벽한 준비가 된다. 이 상품으로 경제활동기에는 가장의 조기 사망 후 남은 가족들의 생활비를, 은퇴한 뒤에는 내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지우개는 지우개이고, 연필은 연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종신보험은 사망 대비가 주 목적인 보장성 보험이고, 노후생활비 준비에 최적화된 상품은 연금이다. 따라서 종신보험을 통해 받는 생활비는 같은 금액을 연금에 넣어 받는 생활비보다 더 적을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216> 노후준비 상품?…'지우개 달린 연필' 기억하세요
그러나 당장 어느 한 가지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망보장과 노후생활비 둘 다 준비할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왕이면 공시이율형이 아니라 실적배당형 상품에 가입해 저금리 시대의 좋은 투자수단으로 활용해보자. 국내외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서 성과가 좋으면 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준비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두 가지 기능을 하는 ‘지우개 달린 연필’처럼 노후에 필요한 현금 흐름이 나오는 종신보험 상품으로 다가오는 100세 시대를 대비해보자.

조윤수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