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삼성 DNA' 이식 6개월…확 달라진 '하만 계기판'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인수한 전장(電裝)기업 하만은 ‘2017 국제자동차전시회(IAA·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별도 전시관을 차렸다. 세계 최고 오디오업체이자 최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회사인 하만은 매년 IAA에 나와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신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하만은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전장 부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운전석 전면에 설치돼 주행 상황을 알려주는 계기판이 대표적이다. 밝은 화면을 바탕으로 가독성 등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디지털 계기판(사진)을 내놨다. 속도 변화도 바늘 움직임이 아니라 반원형의 속도계 테두리를 노란색이 채웠다 줄어드는 형식으로 표현하도록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은 것으로 보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밝으면서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했다.

변화의 밑바탕에는 하만 인수 이후 전장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려는 삼성전자의 노력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제품의 디자인을 연구하는 서울 우면동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는 하만 인수가 발표된 작년 11월 이후부터 전장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연구했다.

이전까지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의 디자인을 연구했던 디자이너들은 전장산업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자동차 부품 전문가부터 관련 전문 기자까지 초청해 수십 차례에 걸쳐 세미나를 열었다. 인수 작업이 끝난 지난 3월부터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하만 제품에 시험 적용하기 시작했다. IAA에 전시된 하만의 계기판 등은 삼성전자의 디자인 DNA가 적용된 결과라는 평가다.

하만 인수를 주도한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은 디네시 팔리월 하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14일 IAA에서 하만은 물론 완성차 전시장을 함께 둘러보며 세계 자동차 시장의 동향과 향후 전략을 논의했다.

프랑크푸르트=강현우/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