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양형 등 증거"…文·洪 1심 형량 가볍다는 취지
안종범 전 수석, 29일 재판 증인…업무수첩 내용 증언
이재용 1심 판결문, '삼성합병' 문형표-홍완선 2심 증거채택
'삼성 합병'에 연관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항소심 재판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문이 증거로 쓰이게 됐다.

두 사람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이 부회장에 앞서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영 부장판사)는 12일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의 속행공판을 열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신청을 받아들여 이 부회장의 1심 판결문을 증거로 채택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비롯해 삼성그룹 경영 현안을 해결하는 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총 89억여원의 뇌물을 최순실씨 또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건넨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특검팀은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이 부회장의 징역 5년에 비해 공직자로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에게 선고된 1심 형량인 징역 2년 6개월이 가볍다는 논리를 펼 전망이다.

특검은 1심에서 이들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판결문을 증거로 신청한 이유에 대해 "양형(형량 산정) 등에 관한 추가 증거"라고 짧게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업무 수첩에 적힌 내용의 취지를 확인하기 위해 작성자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신문 기일은 이달 26일이다.

특검팀과 문 전 장관 측은 안 전 수석 업무 수첩의 증거 가치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수첩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 등을 기록한 것으로, 특검 수사에 큰 도움을 줬다.

이 부회장 재판 1심에서는 직접 증거는 아니지만 정황 증거로서 채택된 바 있다.

문 전 장관의 변호인은 "안 전 수석의 수첩은 내용을 읽을 수가 없다.

(특검팀이) 증거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시켜야 한다"며 "입증하려는 취지에 부합하는 내용을 적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변호인이 (수첩 내용을 보고) 입증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증거로서의 가치를) 탄핵하면 될 것"이라며 "입증 취지를 밝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고 맞섰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