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 2017)의 키워드로 '고성능·SUV·친환경' 3가지를 내세웠다. 유럽인들의 차량 구매 기준이 여기에 집중되면서 이를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 전략을 이번 모터쇼에서 공개했다.

현대차는 현재 7종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오는 2020년까지 2배 이상 늘려 15종을 확대하겠다는 미래 비전도 발표했다. 올해는 현대차가 유럽 시장에 진출한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김형정 유럽법인장(전무)은 프레스데이 기조연설을 통해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친환경차 15종(전기차 4종 포함)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고성능차, SUV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충해 판매 신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시험·고성능차 개발 담당 총괄의 발표 장면. (사진=현대차)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시험·고성능차 개발 담당 총괄의 발표 장면. (사진=현대차)
◆ 'i30N·코나' 모터쇼 주인공

"i30 N은 고객에게 온건히 운전의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목표로 개발된 차량입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시험·고성능차 개발담당 부사장은 12일 오전(현지시간) 막이 오른 제67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야심차게 준비해 온 고성능 N 브랜드 첫 모델 'i30 N'을 소개했다. 그는 "고성능 'N' 모델은 차량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RPM·엔진 회전수)보다는 고객의 가슴(BPM·심장 박동수)을 뛰게 하는 짜릿한 주행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현대차의 브랜드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 2000㎡(약 605평) 전시관을 마련하고 'i30 N'과 스포츠 세단 'i30 패스트백'을 비롯해 소형SUV 코나, 아이오닉(친환경차) 풀라인업 등 유럽 전략 차종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i30 N은 2.0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275마력에 최대 토크 36.0㎏·m의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갖춘 차다. 달리는 재미를 부각시킨 모델로 국내 판매중인 기존 i30의 고성능 차량에 속한다. i30 패스트백은 현대차가 유럽시장 내 탑 티어(Top tier) 브랜드로 도약하고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코나는 10월 중순부터 유럽 판매에 나선다. 소형SUV는 유럽 시장에서 인기 차급이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서 팔고 있는 QM3(현지명 르노 캡처) 등이 유럽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고 있다.

토마스 슈미트 현대차 유럽법인 부사장(최고운영책임자)은 "코나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SUV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변화하는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를 반영해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차"라고 소개했다. 이어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중 SUV 전기차인 코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며, 이는 최근 자동차 업계의 화두인 SUV와 친환경 트렌드를 결합한 선구자적 시도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이클 콜 기아차 유럽판매법인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왼쪽)과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오른쪽)가 소형SUV 스토닉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아차)
마이클 콜 기아차 유럽판매법인 최고운영책임자 부사장(왼쪽)과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 수석 디자이너(오른쪽)가 소형SUV 스토닉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아차)
기아차 얼굴은 '스토닉·프로씨드 콘셉트'

기아차는 2421㎡(약 732평) 전시공간을 열고 스토닉, 쏘렌토 부분변경, 모닝 엑스라인(X-Line) 등 유럽 시장을 공략할 신모델을 내놨다. 해외 모터쇼에 첫 선을 보인 스토닉은 내수용과 다른 ▲1.0 터보 가솔린 엔진 ▲1.25 가솔린 엔진 ▲1.4 가솔린 엔진 ▲1.6 디젤 엔진 등 4가지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기아차의 유럽 전략형 모델로 이달 중 현지 판매를 시작한다.

스토닉이 속한 유럽 내 소형SUV 시장은 연간 110만대 규모다. 2020년에는 판매대수가 20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클 콜 기아차 유럽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오는 2021년에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차 10대 중 1대는 소형SUV 차급이 될 것"이라며 "스토닉은 기아차의 품질, 디자인, 브랜드 자신감으로 탄생했으며 급성장하는 소형SUV 시장에서 가장 강력하고 주목받는 신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차가 월드 프리미어(세계 첫 공개 차량)로 내놓은 차량은 '프로씨드' 콘셉트카다. 유럽 전략형 차종인 3도어 해치백 프로씨드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트렁크 공간을 확장했다.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 수석디자이너는 "프로씨드 콘셉트는 씨드·씨드 왜건·프로씨드 등 씨드 패밀리 라인업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