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을 많이 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국내 상장사들이 연말에 배당 규모를 대폭 늘릴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158개 배당주 펀드의 설정액(지난 8일 기준)은 총 9조9660억원으로, 최근 3개월간 1조2276억원 늘어났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한 36개 테마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 가운데 이 기간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위험)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자 개인투자자들이 배당주 펀드 투자 비중을 늘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3개월간 배당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03%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0.97%)을 웃돌았다.

배당주 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마이다스블루칩배당’이다. 이 기간 18.11%의 수익률을 올렸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의 60% 이상을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주에 투자해 배당 수익을 안정적으로 거두는 상품”이라며 “편입 종목의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 차익도 추가로 챙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과 상장사의 이익 증가로 배당 수익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 533개사의 순이익은 60조68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조7689억원)보다 24% 늘어났다. 마이다스블루칩배당 외에 ‘흥국배당성장’ ‘IBK업코리아’ ‘NH-아문디퇴직연금고배당’ 등도 올 들어 1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연말보다는 배당주 펀드의 투자 시기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펀드에 편입된 종목의 실적 추이와 일회성 배당 여부, 오너 리스크 등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