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후보자 종교·역사관 검증 예고…논문 표절·탈세 의혹도 쟁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사진)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1일 열린다. 박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규제가 적용되지 않고 연구 인프라를 갖춘 집적지를 조성하는 등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 창업·벤처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정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여야가 한국창조과학회 활동 등 종교 편향성과 역사관 논란 등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험난한 청문회가 될 전망이다.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다소 차이가 있다. 청문회 여당 간사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법상 종교나 사상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이를 문제 삼아 후보자를 낙마시킨 전례가 없다”며 “능력과 자질을 꼼꼼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도 “업무 역량과 함께 논문 표절 등 도덕성 및 자질 여부를 철저히 살펴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당은 “박 후보자의 답변서를 볼수록 아닌 것 같다”며 “반(反)과학을 추종하고 뉴라이트 사관을 가진 사람을 박근혜 정부도 아니고 문재인 정부에서 지명할 수 있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도 이날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업계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중기부 장관 임명이 더 늦춰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새 부처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장관이 아직도 공석이어서 아무것도 추진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업계는 여전히 불만이 크다. 한 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소상공인 쪽 현장을 너무 모르는 게 문제”라며 “청와대가 ‘잘하는 벤처기업만 살릴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다들 걱정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한국창조과학회 활동 이력으로 과학계의 비난을 받아왔다. 친보수적 활동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또 경북 포항의 아파트 분양권 다운계약서 작성 및 탈세 의혹, 자녀 위장전입 등의 문제도 제기됐다. 박 후보자는 “직접 세밀히 챙기지 못한 불찰이 있다”며 일부는 사실임을 인정했다. 청문회에선 박 후보자가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분야에도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될 전망이다. 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중기부에 ‘중소기업정책 심의조정기구’와 ‘소상공인위원회’ 설치 △전반적인 규제 완화 및 인수합병(M&A) 촉진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등 소상공인 보호 정책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문혜정/서정환/조아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