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기자의 알쓸커잡

(9)실리콘밸리서 대유행 '버터커피'
커피에 버터를 퐁당… '방탄 커피' 아시나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돼 할리우드 셀럽들에게까지 유행처럼 번진 커피가 있습니다. ‘방탄커피(bullet proof coffee·사진)’입니다. 커피에 버터를 퐁당 빠뜨려 먹기 때문에 ‘버터커피’라고도 불립니다. 이름이 왜 방탄커피냐고요? 커피에 버터를 타서 아침마다 마시면 총알을 막아낼 만큼 몸에 강한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이 커피는 실리콘밸리 출신인 데이브 애스프리가 티베트를 여행하다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했습니다. 현지인들이 야크 버터차를 마시면서 체온을 유지하고 식욕도 억제하는 걸 보고 새로운 커피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방탄커피 한 잔을 마시면 4~6시간 정도 포만감을 느끼고 오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마시면 다이어트에도 좋다는 게 알려지면서 스타벅스에서 한때 아메리카노와 베이글용 버터가 ‘핫한’ 조합으로 팔리기도 했습니다.

방탄커피 레시피는 이렇습니다. 먼저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 두 스푼을 물 한 컵에 넣어 진한 블랙커피를 만듭니다.

이 커피에 코코넛 오일 한 숟가락과 유기농 버터 한 숟가락을 넣어 기름이 뜨지 않을 때까지 20초 정도 믹서로 섞어주면 됩니다. 이때 버터는 소금이 들어가지 않은 무염버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합니다.

막상 생김새만 보면 전혀 먹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커피 위에 기름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이란… 하지만 실제 맛을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고소하고 부드럽습니다. 설탕을 뺀 조금 진한 라테 맛에 가깝다고나 할까.

방탄커피의 실제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립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에 대한 찬반이 갈리는 것처럼 말이죠.

방탄커피 외에도 커피 인구가 늘면서 별별 커피가 다 등장하고 있습니다. 석탄커피, 강황라테, 유니콘라테처럼 비주얼이 화려한 커피들은 인스타그램의 단골 사진들입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라고 이름을 날렸던 사향고양이 똥에서 나온 ‘루왁커피'가 나온 뒤 대만의 ‘원숭이가 씹다 버린 커피', 베트남의 ‘족제비 똥 커피' 등이 유행한 적이 있었죠.

누군가의 ‘상술'이라고 생각하면 씁쓸하신가요? 하지만 사람들의 입맛은 참 보수적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전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커피 1위는 아메리카노니까요.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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