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격 너무 오래 올랐다" 거품 경고한 미국·독일 금융 CEO들
미국과 독일을 대표하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목소리로 세계 자산시장 거품 위험을 경고했다.

7일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CEO는 전날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연 콘퍼런스에서 “시장에 나를 불편하게 하는 뭔가가 있다”며 시장 거품 우려를 지적했다.

블랭크페인 CEO는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이 특정 자산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산 가격이 너무 오랜 기간 오른 데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채권 수익률이 주식 배당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채권시장 과열로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률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그는 현재 시장 상황이 17세기 ‘튤립 광풍’ 때 같진 않지만 그 끝은 결코 알지 못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1637년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광풍은 대표적인 자산 거품으로 꼽힌다. 튤립 수요 증가로 가격이 뛰자 사재기 열풍이 이어졌고, 이후 가격이 폭락하며 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그는 “뭔가가 벌어지면 세계 80% 사람들이 그제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존 크라이언 도이치뱅크 CEO도 유럽과 미국의 대부분 자산에 잠재적으로 거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크라이언 CEO는 시장 변동성이 현저하게 낮다는 데 주목했다. 세계 곳곳에 긴장이 누적되고 있음에도 자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투자자들이 시장을 낙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부 회사채 시장은 특히 잠재적으로 과열 위험이 있다”며 “미국 회사채 시장 일부가 그렇다”고 진단했다. 또 “유망 자산이냐 아니냐를 떠나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이 동시에 상승한 것도 흥미로운 점”이라고 했다.

올 들어 기술주들이 상장된 나스닥 지수는 18% 급등했고 또 다른 뉴욕증시 지수인 S&P500과 다우지수도 각각 10%가량 상승했다. 동시에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올 들어 줄곧 하락(채권가격 상승)했으며, 금값 역시 이번주 1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