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뿐 아니라 2014년 퇴임한 하춘수 전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까지 수사 대상에 올렸다.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박 회장 때뿐 아니라 하 전 회장 때부터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하 전 회장도 같은 횡령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6일 말했다.

경찰은 전날 박 회장 등 대구은행 간부 6명의 사무실과 자택 압수수색을 마치고 세부 조사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박 회장 등이 이중장부를 보유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횡령 혐의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증거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 회장 등은 상품권을 활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대량 구매한 뒤 다시 팔아서 현금화했다는 의혹이다.

대구은행 고객마케팅부는 이를 숨기기 위해 메모지나 볼펜 등을 실제 구입한 것처럼 속인 허위 영수증으로 서류를 따로 꾸몄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박 회장 등이 이를 통해 30억원 이상의 현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다음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박 회장 등에 대한 조사가 일단락되면 하 전 회장을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희은/대구=오경묵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