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석학 게리 제레피 듀크대 교수

스마트워치 등 장비산업 발전
원격 진료 규제 풀면 효과
국가가 직접 뛰지말고
산학연 지원 머물러야
게리 제레피 "4차 산업혁명, 정부 주도는 안돼…한국, 헬스케어 분야 유망할 것"

“4차 산업혁명은 정부가 주도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정부 역할입니다.”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게리 제레피 미국 듀크대 사회학과 교수(사진)는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한국 정부가 이달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한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제레피 교수는 듀크대 글로벌밸류체인센터(GVCC)의 설립자이자 센터장을 맡고 있다. GVCC는 5일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변화와 한국의 산업 혁신’을 주제로 국제 콘퍼런스를 연다.

제레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혁신기술과 기술융합에 의한 경제 전반의 변화”라고 정의했다. 그는 “한국 대기업은 그동안 수직계열화를 통해 연구개발(R&D) 생산 마케팅 등을 혼자 힘으로 해내며 글로벌 브랜드를 키워냈다”며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수직계열 구조가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거나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을 막는 단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제레피 교수는 “앞으로는 특정 분야를 정해 전문화하는 기업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것”이라며 “가전 회사는 제품 디자인만 전문적으로 해주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제레피 교수는 “한국은 헬스케어 서비스가 유망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등 헬스케어에 사용할 수 있는 장비산업을 충분히 발전시켰다”며 “한국뿐 아니라 중국도 고령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전망이 좋다”고 했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레피 교수는 “정부가 중소기업에 금융 지원을 해주는 식의 도움은 줄 수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을 특정 국가나 기업이 도맡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차라리 중소기업이나 학계가 중심이 된 소수그룹을 꾸려 4차 산업혁명 선도국인 독일 미국 등의 사례와 정보를 모으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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