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48개 식용계란 집하소·유통업체 조사…부적합 1곳 등
무살충제 판정 농장 계란서도 농약 기준치 24배 검출
정부가 농약 사용과 관련해 적합 판정을 내린 계란 농장의 생산 계란에서 농약성분이 기준치의 24배나 검출돼 정부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살충제 농약이 검출되지 않아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을 들여와 유통 판매하는 업소 48개소를 대상으로 농약 검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 대상은 식용계란 수집판매업소 43개소와 대형 유통업소 5개소 등이다.

조사 결과 부산 사상구의 한 판매업소가 경남 양산의 농가로부터 받은 계란 1천800개에서 살충제 농약 성분인 비펜트린이 0.24㎎/㎏ 검출됐다.

이번에 검출된 비펜트린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인 0.01㎎/㎏을 적용하면 기준치의 24배에 달한다.

부산시는 비펜트린이 검출된 계란 1천800개를 전량 수거해 4일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부산 강서구의 한 대형판매업소가 경북 김천의 또 다른 농가에서 들여온 계란 7천650개에서 농약성분인 비프로닐이 0.01㎎/㎏ 검출됐다.

비프로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은 없고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0.02㎎/㎏을 기준치로 삼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비프로닐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농식품부는 비프로닐 계란은 기준치 이하라도 검출되면 폐기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비프로닐이 검출된 계란 7천650개가 전량 판매됐다는 점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농약 적합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은 제한없이 유통 가능해 이번 결과가 나오기 전에 판매업소에서 계란을 모두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2차 유통경로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경로를 전량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비프로닐을 과다 섭취하면 어지럼증·구토·복통·두통·현기증 등 독성물질오염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신장 등 인체 내부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농식품부에서 안전하다고 판정한 생산농가의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며 "생산 농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오염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가능성에 관해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