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는 1회용 생리대에 관한 각종 불확실한 정보가 넘쳐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최초 유해 생리대로 지목된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생리대도 비슷한 유해물질을 사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정확한 안전성 정보 부재로 여성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져만 간다.

31일 인터넷 포탈사이트 등에 따르면 정부와 업체들의 미흡한 대처로 1회용 생리대의 안전성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여성환경연대의 1회용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 시험은 여성환경연대가 생리대 11종이 유해물질을 얼마나 방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모든 제품에서 독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릴리안만을 제외하고는 브랜드명을 공개하지 않아 밝혀 논란이 일었다.

식약처도 국내외 생리대와 유기농·한방 등을 표방하고 있는 제품까지 조사한 결과 모두 독성의 원인으로 지목된 스타이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 계통의 접착제를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성환경연대와 김 교수팀의 시험을 과학적으로 신뢰하기 어렵고, SBC가 '인체발암물질로 분류할 수 없음'으로 분류한 물질로 미국에서는 식품첨가물로도 사용되고 있다고 부연했으나 안전성 여부를 여전히 확인해주지 않은 무의미한 발표라는 질타만 받았다.

이어 릴리안을 생산하는 깨끗한나라가 식약처의 발표와 관련된 참고 자료라며 여성환경연대가 시험한 제품들에서 검출된 유해물질 8종 수치 합계라는 것을 발표해 불안감만 증폭시켰다.

이에 따르면 에틸벤젠, 스티렌, 클로로포름, 트리클로로에틸렌, 디클로로메탄,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유해물질 8종은 릴리안보다 일부 다른 제품들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릴리안보다 검사 결과가 더 안 좋은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관련 자료를 배포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만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릴리안을 사용한 후 생리 양이 줄었다는 김모(36·여)씨는 "여성 건강과 직결된 문제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식약처 조사도 너무 늦는데 관심이 식을 때쯤 조용히 발표하고 끝내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분노했다.

김씨는 "업체들도 다 침묵을 지키거나 발뺌만 하고 생리대 위해성 문제가 제기된게 오늘 내일 일이 아닌데 문제가 커지니 이제야 조사하는 정부에도 문제가 있다"며 "사실관계가 조금이라도 확인된다면 바로바로 공개해야 해야 불안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모(34·여)씨도 "여성환경연대가 시험한 생리대 중 릴리안 제품 하나만 공개되고 유해물질이 더 많이 검출됐다는 다른 제품들은 공개되지 않는 것이 어이가 없다"며 "식약처는 여성환경연대 연구 결과가 신뢰도가 낮다는 식으로 얘기하면서도 어떤 제품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건지는 설명도 없으니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이씨는 "여성으로서는 한달에 한번 생리대를 꼭 써야 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생리를 하는 여성이 있을 텐데 다들 이 제품은 괜찮은 건지 불안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유해물질이 나온 브랜드명을 다 공개하든가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할지 기준이라도 정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릴리안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네이버 카페의 회원 수는 2만9천명을 돌파했다.

1차 접수 때 집단소송에 참여한 회원 수는 수천명에 이른 바 있다.

손해배상 청구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법정원은 이날까지 2차 접수를 마감하고 곧 3차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kamj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