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View & Point] 커뮤니티 형성은 '눈 굴리기'… 크라우드 활용 땐 더 큰 효과
한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개설한 지 1주일이 안 돼 가입자 10만 명을 넘긴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라는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다. 큰 노력 없이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선언’이라는 선언문 하나 올렸을 뿐인데 사람들의 폭발적 반응에 대해 개설자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에어비앤비, 우버와 같은 기하급수 기업들의 폭발적 성장 비결이 크라우드와 커뮤니티를 통한 외부 자원의 활용으로 얘기되면서, 공유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며 커뮤니티의 형성 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첫 번째 단추는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선명한 목적의 설정이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같은 선명하고 동질감을 일으키는 목적이다. 기존 자동차 업체보다 100배 저렴하고 5배 적은 비용으로 자동차를 만드는 로컬 모터스를 가능하게 한 커뮤니티의 시작은 ‘소노란 사막을 달리는 오프로드 차량 만들기’라는 목적에서 시작했다.

목적에 대해 너무 작은지, 동조자가 적을지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마라. 니치 법칙이라는 얘기가 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아이디어다. 이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연결성 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우리가 깊은 열정을 느끼는 것이 아무리 괴짜 같은 생각이라 해도 똑같은 열정을 느끼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얘기다. ‘오싫모’를 생각해봐라. 그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세상에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줄 알았다는 얘기가 많다.

형성을 위한 두 번째 단추는 소수의 열정을 가진 핵심 인력이다. 커뮤니티를 만들다 보면 특히 초기에는 규모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초기에는 동질성 및 소속감과 열정을 가진 소수의 핵심 인력이 훨씬 중요하다. 다수에게서 작은 가치를 얻지 말고, 소수에게서 최대의 가치를 얻는 방식이다. 현재 미국 전역에 1만5000개 지부를 가지고 있는 셰릴 샌드버그가 만든 린인 서클이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소속감이다. 사람들은 공유하는 것이 많아 동질감이 충분할 때 비로소 소속감과 유대감을 느낀다.

세 번째는 목적에 부합하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의 지속 공급이다. 빌보드, 타임지 등 외국에서 먼저 지속적으로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멤버 일곱 명이 한 계정을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9600개 트윗을 올렸다. 흙수저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방탄소년단의 풍부한 팬덤 형성의 요인으로 이 풍성한 떡밥을 꼽는다. 트윗이 하나 올라오면 10만~20만 개의 리트윗이 쌓인다.

대표적 한류스타 지드래곤에 비해 팔로어 수는 적지만 트윗과 리트윗 수는 더 많다고 한다. 연결성 시대의 핵심은 “공감이 가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는 한계비용 제로”로 무한히 퍼져 나간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만들기는 눈 굴리기와 같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작은 눈 뭉치를 만든다. 그 다음에는 아직은 떨어지기 때문에 손으로 꾹꾹 계속 눈을 붙여야 한다. 이게 어느 정도 단단해지고 커지면 이제 본격적으로 굴리기가 시작된다. 이제 눈 뭉치는 한 번 굴릴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목적은 최초 눈 뭉치기에 해당되고, 초기 소수의 열정적 핵심 인력은손으로 꾹꾹 붙이는 눈에 해당한다. 초기 인력은 어쩌면 이처럼 손으로 꾹꾹 눌러 줘야 한다.

그 다음에는 콘텐츠의 공급과 리트윗을 통한 눈 굴리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커뮤니티 형성과 관련된 또 하나의 방법은 크라우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크라우드 소싱, 펀딩이나 경진대회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참여했던 크라우드들은 그 애정과 관심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의 초기 참여자가 될 가능성이 많다.

전창록 < IGM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