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차량. (사진=제네시스 홈페이지)
제네시스 차량. (사진=제네시스 홈페이지)
"G70이 파업 중에 나온다면 생산·품질 문제를 피해가야 할텐데…"

지난주 만난 자동차 업계 관계자가 내뱉은 말이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8월 말까지 마치지 못하면 제네시스 G70 판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현대차 노조 파업이 연례행사가 되면서 파업 기간에 나온 신차들의 경우 출고 지연 문제를 종종 겪는다. 노조가 파업 중에 조립하는 완성차는 불량품이 많아진다는 시각도 있다. 정확히 확인 된 내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근거 없는 얘기도 아니다. 근무 태만 중에 조립 품질이 좋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제네시스 G70은 올 현대차의 하반기 최대 야심작으로 꼽힌다. EQ900(수출명 G90)과 G80에 이어 나오는 엔트리급 세단으로 제네시스 브랜드가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주력 모델이란 평가다. 현대차는 9월1일 미디어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내달 중순께 공식 출시하는 일정을 잡고 있다.

문제는 올해 임단협 교섭 장기화 우려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8일 협상에서 8월 내 임단협 타결을 위한 잠정 합의를 시도했으나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 때문에 9월 노조 집행부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추석 연휴 이후로 협상 타결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교섭이 길어지면 노조의 투쟁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제네시스 차량은 울산공장에서 조립해 내수와 수출 물량까지 책임지는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적어도 월 2000대 이상 생산·판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걸림돌은 앞으로의 파업 여부다. 아직까진 노조가 부분 파업 중이어서 생산 차질 영향이 적지만 만일 전면 파업에 나서면 G70 판매 일정을 늦춰야 하는 문제도 생긴다. 현대차 관계자는 "G70 출시 일정은 파업과 상관없이 9월 중에 제품 발표회를 갖고 당초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앞서 상반기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는 노사 간 시간당 생산량(UPH) 협의가 늦어지면서 양산이 지연됐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 차량 인도 시기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G7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도약을 이끌 기대작이다. 시장에서는 수요가 많은 캠팩트 세단이란 점에서 G70 출시 이후 제네시스 판매량이 대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좋은 제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노사 양측의 지혜로운 협상이 필요한 시기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